(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조화의 여정'이란 취지가 무색해졌다."
130일간 동안 5개 대륙 23개 도시에 걸쳐 총 13만7천km를 달릴 예정이던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가는 곳곳마다 중국 정부의 티베트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성화봉송 일정 조정 등을 포함한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IOC측은 외부적으로 일정 조정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행사 주최자들의 고민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봉송 행사는 격렬한 시위대의 반발로 인해 세 차례나 성화를 끄고 재점화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며, 결국 28km의 봉송 코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앞서 6일 성화가 런던을 통과하는 동안 빚어진 격렬한 시위로 인해 37명이 연행됐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자크 로게 IOC 위원장 자신이 7일 반중국 시위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하며 "티베트 사태가 신속하고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IOC 관계자는 국제적 관심이 티베트 사태로 모아지면서 위원들 사이에서 올림픽 정신 훼손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 측 경호대가 성화 봉송 행사에 동행하고 있는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는데, 이는 이들이 행사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반대자들의 저항을 더욱 거세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성화를 맞이하는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는 이날 영국을 방문해 고든 브라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호주에서 성화 봉송의 경호 임무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유럽에서 잇따르는 성화봉송 반대 시위에 대해 격렬한 비난을 쏟아내며 물러서지 않았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이 올림픽 정신과 영국, 프랑스의 현행법을 무시한 채 교묘하게 성화봉송 행사를 망쳐놓고 있는 데 대해 강력히 비난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8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또 이날 사설에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티베트 탄압 비난 결의안에 대해 "진실과 허위를 혼동하고 있는 전형적 예"라고 규정하며 "라싸에서의 시위는 달라이 라마 추종자들이 획책한 폭력 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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