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실세가 해준 게 뭐 있느냐"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존경하는 강서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박근혜 입니다"
4일 오후 2시30분 우장산역앞. 강서갑 한나라당 구상찬 후보 유세가 시작됐지만 후보는 유세차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 난데없이 박근혜 전 대표 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구상찬 후보를 꼭 선택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구 후보는 탱크같은 추진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대표적 중국통입니다. 오랫동안 저와 같이 일을 하며 뜻을 같이 한 든든한 동반자고, 우리 정치와 나라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인물입니다. 구 후보는 제가 보증하는 믿을 수 있는 인물입니다"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머물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일부 측근을 위해 제작했다는 바로 그 영상물이다.
10여분 영상물이 반복 상영된 뒤 구 후보가 마이크를 잡았다. "지난 12년간 이 지역 국회의원이 무엇을 했느냐. 그 잘나가던 집권당 대표를 하면서 청소차 한대 지역으로 가져오지 못했다. 강서탱크 구상찬, 강서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대로에 울려퍼졌다. 화곡 뉴타운 건설 등 지역 현안을 설명하면서도 열의가 넘쳐났다.
유세차에서 내려온 그는 최근에는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에 거점 유세를 할뿐, 낮에는 박 전 대표 영상으로 선거운동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하던 선거운동원도 모두 없앴다고 한다. 모든 운동원은 1대1 홍보에 만 집중하고, 유세는 오직 박 전 대표 동영상으로 단일화했다는 것.
구 후보는 "박 전 대표 동영상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강서에는 전통적으로 호남출신 비율이 높아 한나라당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들도 박 전 대표는 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후보인 신기남 의원과 격차가 좁아지는 추세의 여론조사 결과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 "밑바닥 정서는 그렇지 않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낮시간 주민들이 몰리는 화곡3동 송화시장을 찾았다. 모처럼 대학 동창을 격려방문한 탤런트 강석우씨와 함께였다.
구 후보는 시장 골목골목을 다니며 "안녕하셨느냐", "장사는 잘 되시냐"며 상인 및 주민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친구가 도와주러 왔다"며 강씨를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두시간 짬을 내 강서구를 찾았다는 강씨도 "잘 부탁드린다"며 선거 운동을 도왔다. 정치 신인에게 눈을 돌리던 주민들도 연예인 출연엔 관심을 표시했고, "강석우가 출마했느냐"고 수군거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30여분 시장 곳곳을 돈 이들은 화곡본동 까치산 시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분단위로 진행되는 여느 후보와 마찬가지의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고 있었다.
구 후보는 이날만 10여 곳을 돌며 유권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오전 5시30분 충청향우회 등산모임에 서 인사한 것을 시작으로 6시30분부터는 곰달래 길에서 한시간 반가량 출근인사를 했다.
이어 고문단과 올갱이 해장국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뒤 화곡2동과 4동을 돌았고, 점심은 기획팀과 홍보회의를 하며 사무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오후엔 지역 10개 단체 관계자들과 잇따라 면담을 가졌고 다시 저녁 늦게까지 지역 거점을 순방했다.
구 후보는 "하도 지역을 돌다 보니 오른쪽 발 새끼발톱이 빠져버렸다. 구두축이 다 닳아 벌써 두 켤레째 구두를 바꿨다"면서 바쁜 일정을 재촉했다.
그런데도 그는 하루 24시간의 분침이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의 사무실 한구석에 걸린 일정표 4월9일 란에는 `후보자님 국회의원 당선되시는 날'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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