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제 AI현장..농가들 "막막하다"

  • 등록 2008.04.04 15: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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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생계대책 좀 빨리 마련해달라는 우리 뜻을 정부에 꼭 전해주세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한 전북 김제시 용지면 용암리에서 4일 만난 한 농장주는 "닭값과 사료비, 은행대출을 합하며 빚이 1억원도 넘는데.."라며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05년 겨울 AI가 발생했을 때 계란을 하나도 반출 못해 완전히 망한 뒤 지난 봄에 입식을 했는데 웬 또 날벼락입니까"라며 이번 일로 이 지역 양계농가들이 다 굶어 죽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산란용 닭 15만 마리를 살처분해야 할 처지인 또 다른 농장주는 "닭을 자식 같이 돌보고 정성껏 길러 이제 한창 알을 낳고 있는데 모두 죽여서 묻어야 한다니... 가슴이 아파 말도 할수 없다"고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3년 전부터 유황과 녹차, 한약 등을 섞어 먹여 닭을 기른 결과 지난해 유기농축산으로 인정받아 판로를 겨우 확보했는데... 모두 허탕이 돼 버렸다"며 울먹였다.
용암리 일대의 양계농가들이 깊은 시름에 잠겨 있었다.
이 일대에는 380여 양계농가가 옹기종기 모여 축산단지를 이루고 있는데 이번 도살처분 대상인 500m 이내에는 5개 농가 27만여 마리의 닭이 도살될 위기에 놓여 있다. 주민들은 다들 맘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이 마을로 통하는 주요 길목에는 방역통제초소가 설치돼 이동차량을 소독하고 있을 뿐 주민들의 발길마저 뜸했다.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요원들이 철저히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차들이 쉴새없이 일대를 오가며 농장과 가옥, 길가에 하얀 포말을 뿜어대고 있었다.
50대 농장주는 "2005년 겨울에는 근처 공덕면 메추리농장에서 AI가 생겨 빚더미에 앉은 뒤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게 또 뭐여...의욕도 없고 이제는 정말 여기를 떠나야겠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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