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의영 차대운 기자 = 법무부가 다른 부처의 소관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잇따라 `설익은' 친기업 정책을 쏟아내 정부 정책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법무부에 따르면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노조가 현행법의 맹점을 악용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뒤 파업 돌입을 압박 수단으로 삼아 노사교섭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노사교섭 결렬 선언이 있어야 찬반투표를 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41조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그 조합원의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않으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다른 제한 조항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런 방향으로 법률 개정이 추진되면 노동3권 중 핵심인 쟁의권이 크게 제한되는 만큼 노동계의 반발은 물론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침해 소지 때문에 위헌 논란까지 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이 법의 소관 부처는 노동부인데도 법무부가 사전 협의도 없이 논란이 예상되는 `친기업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월권임은 물론 일관성 있는 정부 정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법무부로부터 건의를 받은 적도, 내부적으로도 검토도 하고 있지 않은 사항"이라며 "노조와 관련된 법률은 개정한지 2년도 채 안 됐는데 다시 손보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지 않고 설령 한다 하더라도 노동계와 협의 후에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도 "소관부처인 노동부와 실무선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아직 없고 다만 불법 노동 쟁의를 다루는 검찰에서 이 같은 의견이 있어 연말까지 노동부에 건의하겠다는 것"이라며 "정확히는 법무부가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부에 건의하는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노동권을 심각히 제한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해외 사례 등에 대한 조사도 전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19일 `떼법 청산'과 함께 포이즌 필(poison pill, 독약조항), 차등의결권제 도입 등 경영권 방어수단에 초점을 맞춰 이명박 대통령에게 첫 업무보고를 해 재계로부터 큰 환영을 받은 반면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이 때도 법무부는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제대로 된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자 "향후 구성될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태스크포스(TF) 팀에 관련 경제 부처를 참여시켜 의견을 적극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key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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