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어린이 성범죄 대책> (1) 미국

  • 등록 2008.04.03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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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국에서도 어린이 대상 성범죄는 `백약이 무효'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때문에 사생활 보호를 우선적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미국에서도 성범죄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 대해선 `이중처벌' 또는 `가혹처벌' 논란에도 불구하고 엄격히 대처하고 있다.

미국에서 어린이 대상 성범죄의 위험수위가 어느 정도인지 바로 드러낸 사건은 지난 2006년 마크 폴리 전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주)이 미성년자인 의회 사환에게 성적 이메일과 메시지를 보낸 `폴리 스캔들'이다.

특히 폴리 전 의원은 성범죄 전과자에 대해 주거제한, 전자팔찌 착용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법안을 주도하는 등 어린이 성범죄 예방에 앞장섰던 인물이어서 미국 사회에 더 큰 충격을 줬다.

미국 언론에서 어린이 대상 성범죄자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프레데터(약탈자)'로 널리 불린다. 용서받지 못할 범죄라는 가치개념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연방제인 미국에선 지난 2005년에만 45개 주에서 성범죄 관련 법안이 150개나 입법되는 등 성범죄 예방을 위해 부심하고 있으며 연방 의회에서도 공화.민주 양당이 초당적으로 성범죄자 추적을 위한 인터넷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성범죄 예방을 위해 성범죄자들에 대한 신상공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성범죄자들의 경우 재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50개 주는 모두 성범죄 전과자 등록제도를 갖고 있고, 거의 모든 주에서는 이들 정보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있으나 주정부 마다 정보 내용이 다양하다.

일부 주의 경우엔 성범죄자 명단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나 800, 900 등 무료전화를 운영하고 성범죄자 신상관련 책자나 CD롬 제공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성범죄자 신고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에선 호별 방문이나 우편.팩스.컴퓨터 등을 이용하거나 지역신문.방송의 보도나 공지란, 전단지 배포 등을 통해 성범죄자 신상을 이웃에게 공개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미국에서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가 대세를 이루게 된 것은 지난 1994년 뉴저지주에서 발생한 매건 칸카(당시 7세) 어린이의 성범죄 피해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매건은 성범죄로 2번이나 형을 살았던 이웃집 남성에서 유인돼 살해됐으나 이웃 주민 어느 누구도 그 남성이 어린이 성범죄 전력자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

이 사건을 계기로 뉴저지주에선 성범죄자로부터 일반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자의 신상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매건법'을 제정했고, 1996년 5월 연방의회에서도 `매건법'을 만들었다.

처벌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USA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선 지난 2006년 상반기에만 위스콘신주 등 14개 주에서 아동 성범죄자에게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의무적으로 착용토록 하는 법안을 입법화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서는 일부 어린이 성범죄자에게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을, 루이지애나주에서는 운전면허증에 `성범죄자'라는 스탬프를 찍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일부 주에선 전자팔찌로는 부족하며 아예 성범죄자가 이용하는 차량에 `성범죄자'라는 문구를 표시토록 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찬반 격론이 일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자동차는 곧 발'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토록 하자는 주장인 것이다.

지난 2005년 플로리다주 의회는 12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최소 2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토록 처벌을 강화하는 `제시카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성범죄자에게 출소 이후에도 전자팔찌를 채워 감시하도록 하며 성범죄자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도 처벌토록 하는 `불고지죄 조항'까지 포함시켰다.

물론 이같은 법을 둘러싸고 이중처벌이니, 사생활 침해니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 법원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선 단호하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003년 알래스카주 매건법에서 사진 등을 포함한 성범죄자의 신상을 인터넷 등을 통해 배포하는 것은 실질적인 처벌이며, 법제정 이전의 범죄자까지 공개하는 것은 소급입법에 해당된다는 위헌주장에 대해 `합헌'이라며 이를 기각했다.

이미 공개돼 있는 범죄기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처벌로 볼 수 없으며 조소와 수치감을 공개적으로 부과하는 이른바 `주홍글씨형벌'과는 다르다는 게 미 연방대법원의 판단이었던 것이다.

미국에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 검거 및 예방을 위해 언론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의 3대 방송사중 하나인 NBC는 시사프로그램인 `데이트 라인'을 통해 어린이 대상 성범죄자를 공개수배하는 한편, 이들의 수법을 알려 예방.대처하는 방법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NBC에 따르면 데이트라인은 `약탈자를 잡아라' 시리즈를 통해 지난 3년간 250명 이상의 어린이 대상 성범죄자를 적발했으며, 이중 120명 이상을 기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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