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당당한부자]⑫-1 데니스 욘센 테트라팩 CEO]
1969년 어느날 스웨덴 스톡홀롬의 아렌다 국제공항.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비행기로 26시간을 날아온 한 소년이 홀로 내렸다. 스웨덴인 앨런 욘센씨와 페루인인 조아 니타씨 부부의 아들인 데니스 욘센이었다. 그는 페루에 살고 있는 부모들을 떠나 스웨덴으로 유학(?)오는 길이었다. 앨런 욘센씨의 고향이 페루지만 아버지의 나라 스웨덴에서 공부하는 것이니 유학이 아닌 유학인 셈이다.
36년 뒤 이 소년은 세계적인 포장기업 테트라팩의 CEO가 된다. 테트라팩은 물, 우유, 주스와 같은 음료수 포장사업을 하는 스웨덴 기업으로 세계적으로 2만명 이상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데니스 욘센씨는 테트라팩의 말단직원으로 취직해 글로벌 CEO의 자리에 오른 첫 번째 사례다.
<b>◇ 교육 위해 먼 곳에 보낸 아들</b>= “어린 아이만 먼 곳에 보내는 것은 아이보다 부모에게 더 힘든일이지요. 부모라면 누구나 이 말에 공감할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페루보다는 스웨덴이 낫다고 생각했고 주저없이 유학을 보냈어요. 데니스에게도 힘든 일이었겠지만 자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앨런 욘센)
이미 70살을 훌쩍 넘어선 앨런 욘센씨와 조아 니타씨부부는 아이에게 어디서 교육받는 것인지 좋을지 오랜 고민을 한 끝에 스웨덴으로 보냈다고 했다. 아이를 유학 보낸데 대해 스웨덴인 앨런 욘센씨는 별 불만이 없겠지만, 페루인 니타씨는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을터다. 하지만 니타씨는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고 했다. 니타 씨는 “당시 페루보다 스웨덴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며 “아들의 미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에 참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디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 마음이 어디 다르겠는가. 니타 씨는 아들을 먼 곳에 보내놓고 하루도 두발을 뻣고 잘 수가 없었다. 숱한 날들을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보냈다. 페루에 비해 스웨덴의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싸 까닭에 학비 때문에 경제적으로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자녀 교육에 대한 이들 부부의 생각은 한결 같았다. 부모의 능력이 되는 부분까지는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들과 떨어져 있으면 관계가 소원해 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가족애도 줄어들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가족여행을 통해 해결했다. 앨런 욘센 씨 휴가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지켰다. 이들은 함께 여행을 다니며 대화를 나누며 가족간의 사랑을 지켜나갔다. 보통 아이들이 성장하면 가족여행을 다니는 것을 꺼리지만, 데니스 욘센 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가 시간을 가족들과 여행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효과도 있었다. 그렇다고 여행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가르침을 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세상을 보여주려고만 했다. “물론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특별히 지혜를 나눠주려고 노력했던 것은 아니에요.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스스로 보고 느끼는 거죠. 경험할 때 얻는 것은 단순하게 얘기를 들었을 때보다 훨씬 크잖아요.”
<b>◇ 성공에 대한 자신감과 의무감 키워라</b>= 자녀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니타 씨는 “자녀들에게 부모보다 잘 될 것이라고 주문을 걸어야 한다”며 “부모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으니 더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교육 덕분인지 데니스 욘센 씨는 어렸을 때부터 CEO가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고 한다. “데니스가 14살일 때 자신은 CEO가 되겠다고 하더군요. 머리도 늘 장발이었는데, 나중에 CEO가 되면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머리를 기른다고 할 정도였죠. 어렸을 때부터 CEO를 꿈꾸더니 결국 꿈을 이뤄내더군요.”(조아 니타 씨)
돈으로 살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준 것도 모두 아이들을 위한 배려였다. 데니스 욘센 씨는 초등학교를 프랑스인들을 위한 국제학교에 다녔다.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접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데니스 욘센 씨는 부모들의 언어인 스웨덴어와 스페인어는 물론 프랑스어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언어 뿐 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사귀면서 여러 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 앨런 욘센 씨는 “아들이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익혀왔다”며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이 나중에 회사에 취직해서도 조직원들을 잘 이해하는 자양분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자연스럽게 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앨런 욘세 부부는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자선파티를 개최해 불우한 이웃을 돕는 등 사회 공헌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데니스 욘센 씨가 경영하는 테트라팩은 40년 전부터 40여개국에 4000만명의 어린이들에게 우유를 공급해 오고 있다. 데니스 씨는 앞으로 좀 더 많은 어린이들이 우유를 마실 수 있도록 그 규모를 늘릴 것을 검토 중이다. 부전자전 (父傳子傳). 이보다 이들 부자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스톡홀름=김명룡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