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두고 6년만에 참석..아프간.MD문제 등 태도 주목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2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해 어떤 발언을 할 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6년 만에 참석하는 이번 나토 정상회담에서 `스타'로 각광받을 수도 있고 아니면 회담 분위기를 깨는 `악동'으로 서방 측의 미움을 살 수도 있다.
임기를 한 달 여 남겨 놓고 있으나 앞으로도 `실세 총리'로서 러시아를 지배할 푸틴의 발언 내용에 따라 회의 분위기는 물론 향후 나토와 러시아 간의 관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 소재 미국ㆍ캐나다 연구소 빅토르 크레메누크는 31일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에서 그가 무슨 얘기를 할 지 누가 알겠는가"라면서 "양측간 대립이 일어날 확률과 그렇지 않을 확률은 반반"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나토와 러시아 간 동맹자 관계를 설정한 로마 정상회의 이후 처음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푸틴이 기대하지 않은 선물을 나토에 안겨다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나토가 아프가니스탄 북부지역에 대한 육로 운송 루트를 개설하는 것을 러시아가 허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회의 기간 예정된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계획에 대해 러시아가 진전된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4일 정상회의가 끝나고 6일 러시아 소치에서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나기로 돼 있어 이번 회의에서 양국이 의견 접근을 볼 경우 소치에서 중대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과거 소비에트 연방 국가로의 나토 확장, 코소보 독립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회의 분위기를 긴장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도 있다.
특히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한 의견 불일치는 그런 기대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친(親) 서방성향의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는 이번 회의에서 나토 가입 전단계인 `회원국 행동계획(MAP)' 가입이 받아들여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3개국을 나토에 가입시키고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에는 나토 회원국이 될 디딤돌을 놓아주겠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국가는 나토가 결코 넘을 수 없는 경계선이라면서 이들의 나토 가입을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 강력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우크라이나를 핵 무기로 겨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루지야에 대해서는 아부하지야와 남오세티아 등 그루지야 내 두 친러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러시아가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위협하며 차단막을 치고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와 서방과의 관계를 좀 더 소원하게 만들지, 아니면 협력하는 모습을 연출해 낼 지 주목된다.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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