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한국증시 정상화 제도개선 촉구"

  • 등록 2006.12.14 11: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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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기능 확산 속 순기능 퇴조"…증시환원액이 자본조달액 앞지르는 자금역류현상]

재계가 최근 한국증시가 외형상으로는 신장됐지만 내용상으로는 기업부문의 성장을 뒷받침하기보다 오히려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증시기능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최근 한국증시의 기능변화와 정책대응과제' 보고서를 발표하고 "외환위기 이후 투자자보호와 경영통제의 강화가 지나친 나머지 기업경영을 간섭하고 위협하는 역기능이 확산되고 있고 이 때문에 투자자금 조달창구라는 증시본연의 순기능마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증시를 통한 기업부문의 자본조달액(신규상장+유상증자)에서 증시로 환원된 금액(주주배당+자사주 순취득)을 차감한 순자금조달액은 2003년 -2.9조원, 2004년 -5.3조원, 2005년 -5.5조원, 2006년 상반기 -1.3조원 등으로 증시로의 자금역류현상이 4년째 지속되고 있다.

자금역류규모를 보여주는 '증시환원액/자본조달액' 비율도 2003년 1.3배에서 2005년 2.1배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이같은 현상을 단순히 최근 몇년간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거나 주주중시경영차원에서 기업들이 배당과 자사주 취득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인식해서는 문제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상장기업들이 외국인 주주에 의한 경영간섭과 인수·합병(M&A) 불안감, 경영책임에 대한 소송리스크 등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했다는 이유로 앓고 있는 후유증을 제대로 인식해야 증시로의 자금역류현상을 극복하는 근본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SK㈜나 KT&G 사례처럼 외국계 투기펀드에 의해 언제 어떻게 경영간섭과 적대적 M&A위협을 당할지 모르고 시민단체와 기관투자가마저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를 설립해 기업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기업들로서는 증시를 트로이의 목마처럼 경계와 기피의 대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대한상의는 최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투자한 기업에 대해 ‘경영감시활동에 나서겠다’는 응답(53.7%)이 ‘기업경영에 간여않을 것’이라는 응답(46.3%)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투자기업의 경영권 분쟁시 ‘이익이 된다면 경영진 교체를 찬성할 것’이라는 응답(51.2%)이 ‘현재의 경영진을 지지하겠다’는 응답(17.1%) 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기관투자가들의 ‘경영권 교체 찬성’ 응답비율 51.2%는 지난해의 33.3%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한국증시에서 주주행동주의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현재와 같이 경영진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도 역효과를 낳는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도입·강화된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과 주주에 의한 경영감시·통제장치들을 재점검해 주주이익과 경영안정성간의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 증권거래법상 집중투표제 관련 대주주 의결권 제한 개정 △ 공정거래법상의 계열금융기관 의결권 규제 등 독소조항 개정 △ 정부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자사주 제3자 처분 금지방침 철회 △ M&A 방어의 글로벌 스탠다드인 신주예약권 및 차등의결권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증시의 주가상승탄력이 둔화되고 있어 풍부한 유동자금과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머니게임이 시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의 성장원천이 약탈적 주주행동주의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고 기업들의 투자마인드를 고취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경환기자 ken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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