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FTA, 쇠고기 문제등 선결과제 만만찮아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미 의회가 부활절 휴가를 마치고 4월부터 업무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함에 따라 콜롬비아와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대한 논의가 불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교착상태를 보여온 FTA 처리를 둘러싸고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특히 한미FTA는 오는 18-19일 캠프 데이비드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잡혀 있는데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모두 기회가 있을 때마다 FTA 처리에 강한 의지를 천명해왔기 때문이다.
두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의회에 대해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연내 처리를 위해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 의회에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하기 앞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만만치 않아 연내 처리를 결코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미 행정부가 FTA 협정을 체결한 콜롬비아-파나마-한국 순으로 비준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콜롬비아와의 FTA를 다수당인 민주당 의회 지도자들이 콜롬비아의 노동, 환경기준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콜롬비아 FTA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한걸음도 나아가기 힘든 상황이다.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변인은 지난 12일 "콜롬비아와의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와 의회일정 등을 감안할 때, 대통령이 비준동의안을 매우 빠른 시일 내 의회에 제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면서 빠르면 4월 초순에 콜롬비아와의 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강행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도 같은 날 열린 워싱턴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에서 콜롬비아와의 FTA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정치적 문제로 지연될 수 없다"며 "올해 안에 비준동의안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콜롬비아와의 FTA 비준동의안 상정이 더 이상 미룰 경우 자신의 재임중에 처리 자체가 불가능 해 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비준동의안을 상정하면 아무리 늦어도 90일 이내에 수정안 없이 찬반투표를 하도록 규정한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조기 상정을 감행할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분석됐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부시 행정부가 힘으로 이를 밀어붙일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당론으로 반대해 무력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부시 행정부의 복안대로 콜롬비아와의 FTA 비준동의안을 4월 초순이나 중순께 상정한다고 해도 민주당의 합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비준동의안 처리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고 만약 이 과정에서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당장 그 여파가 한국과의 FTA 처리 문제에도 비칠 수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 콜롬비아 FTA 처리를 놓고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개정안 등 무역관련법안 처리를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공화당이 이를 수용한다면 여건은 훨씬 개선될 수 있다.
민주당은 TAA의 지원대상에 제조업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기업들에까지 자유무역확대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을 포함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예산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시해왔다.
또 한미FTA의 협상 대상은 아니지만 미 의회가 비준동의안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재개 문제도 아직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미FTA 처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와 관련, 지난 2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해야 미 의회 내 한미 FTA 비준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FTA가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한미FTA 처리에 또 다른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무역담당 검사제를 신설, 기존 FTA의 노동, 환경, 안전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추가로 FTA 체결하는 문제를 일시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NAFTA 재협상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외교통상 문제 전문가들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연내 통과시키려면 미국의 올해 대선 정치일정 등을 감안할 때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는 8월1일까지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늦어도 5월-6월 초에는 미 의회에 FTA 이행법안이 제출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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