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미국서 한국전 참전용사 위문한 윤석금 회장
(시애틀=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최근 기업의 성장성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윤석금(62) 웅진그룹 회장이 사회공익사업에 발벗고 나선 데 이어 이번에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대규모의 한국전 참전 미군용사 위문 행사를 미국에서 주최해 화제다.
윤석금 회장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 힐튼호텔에서 미국 서북부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 용사 및 가족 등 600여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고 샛별 한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이 특별 제작한 자개보석함을 일일이 전달하는 등 2시간30분동안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레드 오언 워싱턴주 부지사와 대니얼 에번스 및 존 스펠만 등 전 워싱턴 주지사, 워싱턴주 장관들은 물론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과 임용근 오리건주 하원의원 등 미국에서 활약중인 한인 정치인과 이태식 주미대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윤 회장은 지난 1970년대초 한국브리태니커의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뒤 1980년 자본금 7천만원으로 출판사를 차렸고 방문판매의 성공을 바탕으로 웅진코웨이 렌털 사업을 정착시켜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를 낳았다. 그는 지난해 극동건설을 인수한데 이어 가장 최근에는 지난 1월 웅진케미칼로 이름을 바꾼 새한을 인수하는 등 15개 계열사를 두고 올 매출 목표가 4조8천억원에 이르는 성공기업인이다.
윤 회장이 얼굴도 모르는 참전 용사들을 초청하기로 작심한 것은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이 50여년이 흘러 세계 11위의 경제를 이룩해내고 자신 역시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음은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믿음에다,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타계하는 이들이 적지않은 현실에서 더는 미룰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
더구나 이런 믿음과 판단을 갖게 된 배경에는 미국에 입양된 뒤 메릴랜드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1992년 워싱턴주 하원으로 당선되고 다시 상원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신호범 의원과의 10년전 인연이 큰 몫을 했다.
당시 베스트셀러가 됐던 신 의원의 자서전 `공부 도둑놈, 희망의 선생님'을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이 출간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은 윤 회장은 참전용사에 대해 한국 정부나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는 신 의원의 넋두리를 귀담아들었고 "북한의 참상과 한국의 발전상을 보면서 참전용사를 외면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고 지난해 10월 결론지었다.
이에 윤 회장은 참전용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하려 했으나 그들이 노령이어서 장거리 여행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 아예 시애틀을 직접 방문하면 더 많은 이들을 초청할 수 있다고 결론짓고 5개월여동안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10년내 1천억원 조성을 목표로 일단 100억원을 출연해 소외계층과 다문화 가정, 선천성 장애인 등을 돕기 위한 공익 재단을 최근 설립, 또한번 관심을 모았던 윤 회장은 "거창한 목적을 갖고 시작한 게 아니라 `이제 살만해졌는데, 우리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며 "무엇을 바라고 이 행사를 마련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석금 회장은 "온 몸을 던졌던 참전용사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 이번과 같은 행사를 오래 지속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지만 가능하면 다음 행사들이 미국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열리도록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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