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통계 왜 현실과 다른가 했더니..>

  • 등록 2008.03.30 0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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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계산방식 시세와 큰 차이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2.5%와 3.7%의 차이..

서울지역 주택 전세가격의 최근 1년 간 변동률은 통계청 방식대로 조사를 하면 2.5%에 불과하지만 국민은행 방식으로 하면 3.7%가 나온다. 두 기관 모두 통계의 신뢰성을 인정받는 곳이나 조사방식이 달라 이처럼 큰 차이를 내고 있다.

물가당국에서 보면 상승률 2.5%는 '아주 얌전한' 수준이지만 3.7%라면 '정신이 번쩍들만한' 수치다.

30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국민은행에 따르면 정부에서 물가 급등세를 막기 위해 주요 생필품 52개 품목을 선정,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전통적으로 다른 계산방식 때문에 국민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물가 오름세는 여전히 정부 발표치와 큰 괴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는 가중치가 가장 큰 집 매매 값은 아예 들어있지도 않아 피부물가와 통계물가의 차이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 통계청은 지출, 국민은행은 시세 중심

두 기관이 내는 전월세 통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활비를 지출하는 개념이냐, 시세의 개념이냐다.

예를 들어 1천 가구 단일평형의 아파트 단지가 있을 경우 1억원이던 전셋값이 최근 20%가 올라 1억2천만원이 되었다고 가정하면 국민은행은 이 단지 전체의 전셋값을 1억2천만원으로 계산 발표한다.

하지만 통계청은 1천 가구 중에서 이달에 5가구가 1억2천만원에 새로 계약을 했고 나머지 995가구는 아직 임대기간이 남아있어 그대로 1억원 전세를 살고 있다면 오른 값에 계약한 5가구만을 따로 계산, 가중 평균해서 발표한다. 이 단지의 전셋값은 0.1%만 오른 것이 되는 셈이다.

이때 현실과 통계의 괴리가 발생한다. 국민은행 통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지금 시세가 1억2천만원으로 올랐다면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집들의 전세가치도 1억2천만원이 됐고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1억2천만원의 전세금을 주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통계청을 지지하는 이들은 995가구가 여전히 주거비로 1억원 전세금만 쓰고 있는 것이므로 아직 지출하지도 않는 비용을 얹어 계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두 기관 모두 상대방 통계의 신뢰도를 인정하고 있으며 그 필요성도 아울러 존중해주고 있다. 다만 국민은 이 같은 통계조사방식까지 일일이 감안해서 보지 않기 때문에 괴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통계청 통계는 특히 전월세만을 주거비로 인정해 물가에 반영할 뿐 정작 집 매매가는 아예 통계에 넣질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주거비용으로 따지면 현재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장 큰 항목인 전월세보다도 집값이 훨씬 큰데 이를 반영하지 않고 어떻게 소비자물가를 계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통계청은 지적의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집값은 소비지출의 개념이 아니라 자산의 개념이기 때문에 아직 포함할 수 없다는 논리다. 소비자가 월급을 아껴 은행에 저금을 한다고 해서 저축액을 물가에 포함할 수 없는 것처럼 집을 산 것은 자산을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소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민이 자가주택을 보유하거나 전월세로 사는 것 사이에서 뚜렷하게 소비지출 개념을 달리하는 것이 아닌 만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특정지역에 세를 얻기 위해 다니는 소비자들이 며칠 사이에 몇천만원씩 오른 전셋값 때문에 놀라는데도 정부가 발표하는 전셋값 상승률은 1%에도 한참 못 미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 작지만 매운 52개 품목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는 총 489개 품목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번에 집중 관리대상이 된 품목은 52개로 전체의 9분의 1도 못 되는 수준. 하지만 이 품목이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4%로 절반에 육박한다.

이처럼 품목 수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비중이 큰 것은 구입빈도나 절대가격으로 계산하는 품목별 가중치가 여타 품목들에 비해 훨씬 크기 때문이다.

52개를 선정하기 위해 통계청이 처음 시작한 작업이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을 고려해 주요생필품을 고른 것이기 때문에 가중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최근까지 정부에서 물가지수 통계와 현실과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만들어 발표한 생활물가지수가 152개 품목으로 이루어져 전체의 56.1%를 반영했는데 이 것에 비해서도 품목 하나당 가중치는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이 기존에 발표하는 품목보다 큰 개념에서 접근한 것이 여럿 있다는 점도 가중치가 커진 주 요인이다.

즉 정부 발표는 52개 품목이지만 이에 포함되는 통계청 물가지수 품목은 74개다.

바지가 기존 물가지수 발표 때는 여성용, 남성용으로 분류되지만 이번에는 하나로 합쳐 가중치가 1천분의 6.7인 새 품목이 됐고 학원비도 피아노, 보습학원 등을 합쳐 42.1의 가중치 항목을 만들었다.

주거비 역시 전세와 월세를 합쳐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 가중치 97.5의 새 항목으로 나왔다.

satw@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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