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정부, 정적 시아파 공격…美 석유장악 신호탄(?)>

  • 등록 2008.03.28 17:39:00
크게보기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누리 알-말리키 정부가 같은 시아파지만 정적 관계인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무장조직 마흐디 민병대와 정면충돌한 것은 미국 정부의 이라크 남부 장악 의도가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라크군 3만명은 25일 새벽 이라크 제2의 도시 바스라시에 대해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고 양측간 전투는 마흐디 면병대의 근거지가 되는 시아파 도시로 확전, 지금까지 140여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수백명 생겨났다.

겉으로 보면 이라크 집권 친미 시아파와 이를 견제하는 강경 반미 시아파 정적간 갈등과 알력싸움으로 비치지만 이라크군의 군사작전이 이라크 정부의 독단적인 사실상 미군의 계획하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미국이 노림수에 무게가 쏠린다.

이번 대규모 작전에 미군이 직접 개입하지 않은 것은 역으로 미군의 `배후'를 의심할 만한 반증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충돌이 벌어진 이튿날인 26일 영국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라크 정부가 불법 무장 조직(마흐디 민병대)에 강력히 대응키로 한 것은 이라크가 주권국가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라고 힘을 실었다.

이라크 석유 수출의 관문인 바스라시는 지난해 12월16일 영국군이 이라크 정부에 치안유지권을 이양한 뒤 2선으로 후퇴한 곳으로 이후 이 도시는 알-사드르가 이끄는 마흐디 민병대의 세력권이 됐다.

바스라시를 중심으로 한 이라크 남부의 유전지대는 세계 3위의 이라크 원유 매장량 중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잠재적인 `황금지대'다.

특히 이라크 남부는 지표에 가깝게 원유가 묻혔고 질도 좋아 배럴당 생산 단가가 1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는 최적의 유전지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강경 반미 세력인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마흐디 민병대의 근거지가 바로 이 곳이며 시아파 주민도 이라크 남부 지역집중 거주한다는 점은 미국으로선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이라크군은 이번 공격의 명분으로 마흐디 민병대의 일부 조직이 이란의 지원을 받아 테러를 일으키고 원유 밀수에도 가담한다는 점을 들었지만 마흐디 민병대가 지난 8월 이후 휴전 중인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라크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데다 지난 1월 이라크와 미국이 워싱턴에서 미군의 장기주둔과 관련한 합의를 한 가운데 미국이 전후(戰後) 이라크 남부의 유전지대를 통제하기 위해선 이들 반미 세력을 반드시 약화할 필요가 있다.

이라크의 통합을 구실로 미국이 이라크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석유수입법안이나 결국 통과된 후세인 잔당인 바트당원 복귀 법안 등 미국의 `이라크 로드맵'에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는 알-사드르 세력은 언젠가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인 셈이다.

이라크 무역의 중심지인 바스라를 무력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손에 넣는 다면 향후 유전지대인 이라크 남부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군 철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알-사드르 세력은 미국이 이라크 석유 자원에 손을 뻗치면 뻗칠 수록 저항 수위를 높일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는 자칫 이라크전이 또 다른 연장 국면에 접어들 위험이 있다.

미국은 지금 이 시점이 바트당원 복귀법안 제정, 친미 수니파 군사조직 결성, 폭력사태 감소 등으로 다른 위험요소가 최소화했다는 판단에서 마흐디 민병대와 일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친미 정권인 알-말리키 정부에도 정치적 이익이 충분하다.

2006년 총리로 선출될 때 알-사드르 세력에게 졌던 정치적 빚 때문에 발목을 잡혔던 알-말리키 측은 이번 작전으로 알-사드르와 결별, `미국의 얼굴 마담'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비로소 독자성과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군사작전으로 알-사드르 세력을 약화할 수 있다면 10월 있을 지방 선거에서도 알-말리키 정권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곧 이라크 남부 석유 자원 장악을 의미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hskang@yna.co.kr

(끝)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