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벌규제 `전봇대뽑기' 시동>

  • 등록 2008.03.28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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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견제 필요성 논란도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기치에 맞춰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의 상당 부분을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재벌에 적용돼 왔던 규제가 대폭 철폐될 전망이다.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 방침 등 친(親)기업적인 새 정부의 경제정책기조는 이미 예고됐던 것이지만, 공정위는 출총제와 함께 재벌규제장치의 큰 축을 이루는 상호출자와 채무보증 금지 제도도 대폭 완화하기로 함으로써 재계의 요구사항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하지만 향후 법개정 과정에서 시민단체나 학계, 야당 등이 재벌견제 장치를 요구하며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 조사 줄이고 재벌규제는 대폭 완화

공정위가 28일 이명박 대통령에 보고한 업무보고의 기조는 재벌 규제에서 경쟁촉진으로 정책집행의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실효성도 없으면서 반발과 논란만 유발했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의 상당 부분을 완화함으로써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에서 벗어나 보다 효율적인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기준을 자산 2조원에서 5조원으로 높이면 규제를 받는 기업집단은 작년 62개에서 41개로 21개나 줄어들게 된다. 변경전 기준을 적용할 경우 올해 적용대상이 79개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적용대상 기업집단 수는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상호출자금지는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의 소속 회사(금융.보험사 포함)가 자기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계열사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이며, 채무보증금지는 국내 계열사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때 채무보증을 서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상호출자는 계열사간 자금을 서로 주고 받음으로써 실질적인 출자 없이 가공적으로 자본금을 늘리거나 계열사를 늘리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금지돼왔다.

여기에 올 상반기에는 출총제가 아예 폐지될 예정이므로 공정위가 유지해왔던 대규모기업집단 시책은 41개 집단에 대한 상호출자.채무보증 금지 외에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과 부당내부거래 규제 정도만 남게 된다.

더구나 공정위는 기업에 대한 현장조사와 직권조사를 소비자피해가 큰 경우 등에 국한해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을 위해 공정거래법 등 12개 법률도 재정비해 기업들의 불편을 덜어주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 불공정행위 증가 우려..반발도 예고

공정위가 이처럼 규제를 완화하기로 함에 따라 기업들의 불공정행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사전적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담합 등 악질적 경제 범죄에 대한 규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조사를 줄이고 규제를 풀면 아무래도 감시가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달라진 여건 등을 감안해 구시대적인 재벌규제는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의 반대편에는 아직도 우리 경제 현실에서 재벌의 폐해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규제철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더구나 공정위가 사전적 규제철폐 대신 내놓은 사후 규제 강화라는 것이 출자현황 등의 공시를 통해 시장의 자율감시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 뿐이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공정위의 재벌규제 철폐에 대해 앞으로 시민단체나 학계, 야당 등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며, 향후 법 개정을 위한 논의과정에서도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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