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의 한 군수품 공급업체가 아프가니스탄 군과 경찰에 낡아서 쓸모가 없는 옛 공산권 국가들의 탄약 등 군수품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아프간 군과 경찰이 탈레반과 알카에다와의 전쟁에 주력하면서 미군의 군수물자 지원에 의존해온 가운데 'AEY'라는 회사가 주요 군수품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40년 이상 된 낡은 탄약을 아프간에 보냈고 이 중 상당수는 옛 공산권의 무기 재고에서 조달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업체는 미 정부에 의해 불법 무기거래 의혹 대상으로 올라있는 중간업체나 유령회사를 통해 군수품을 조달했고, 이중 수천만개의 소총.기관총 탄약통은 중국에서 제조된 것이어서 미국 법을 위반한 소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애미 비치에 불확실한 사무실을 두고 운영되는 AEY는 22살의 에프레임 디베롤리가 이끌고 있으며, 2003년 이후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 군의 지원에 나서면서 번성하기 전까지는 무명의 군수업체나 다름없었다.
AEY는 2006년 아프간 군에 군수품을 공급하는 계약에 입찰했고 지난해 1월 2억9천800만달러에 달하는 군수품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아프간의 주요 군수품 공급업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기밀서류를 조사한 결과 알바니아와 불가리아,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등 옛 동구권 국가들의 탄약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고, 작년 3월에는 유령회사를 통해 1억개의 탄약통을 구입했으나 이중 대부분은 알바니아 정부가 보유한 1960년대의 중국산 제품이었다.
작년 5월 체코 정부는 미 대사관에 접촉해 AEY가 불법 무기거래자로 기소된 체코인으로부터 900만개의 탄약통을 구입했다고 알리기도 했으나 미 정부는 이 거래를 막으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AEY는 또 작년 11월25일에는 미군에 아프간에 보낼 모든 탄약이 헝가리에서 제조된 것이라고 알렸으나 실제로 그 대부분은 1962년과 1974년 중국에서 제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은 뉴욕타임스의 계속된 취재에 AEY과 중국산 탄약을 보냈으면서도 이를 헝가리 산이라고 속인 점 등을 문제 삼아 향후 군수품 공급계약을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엉터리 탄약의 문제는 이미 작년 가을부터 아프간의 나와 같은 지역에서 아프간 군이 공급받은 탄약이 1960년대 중국에서 제조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전부터도 확인됐었다.
아프간 군의 한 장교는 "이것이 우리가 싸우라고 그들이 보낸 군수품"이라면서 너무나 많은 것이 엉터리 물자여서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프간 카불의 미군 관계자는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1월 군 군수품 계약 당국에 AEY로부터 공급되는 군수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군수물자 당국은 AEY와의 회의 이후 탄약 포장 기준을 강화하겠다고만 했을 뿐 아니라 AEY는 이후에도 100만개 가까운 탄약통을 아프간에 추가로 보내는 등 군 당국의 대응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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