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알리안츠생명이 27일 파업에 참여한 지점장들에 대한 해고 등 징계 절차를 밟는 데 착수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지점장들의 파업 참여는 불법이 아니라며 징계가 확정되면 구제 소송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대량 해고 현실화되나 = 알리안츠생명은 27∼28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업에 참가한 지점장 159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징계 대상자는 사측이 제시한 24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지점장 159명이다. 사측은 그 이후에 돌아온 지점장도 징계는 하되 정상을 참작한다는 방침이다.
사측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까지 지점장 53명이 복귀하고 106명은 계속 파업을 벌이고 있다.
미복귀자는 대부분 해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6명은 계약직 형태의 지점장 18명을 뺀 전체 지점장 267명 중 약 40%에 달하는 규모다.
또 금융업계에서 파업으로 100명 이상의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측은 그러나 인사위 개최 이전에 복귀한 지점장들은 "징계 수위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취업 규칙에 15일 이상 무단 결근하면 자연 퇴직하도록 돼 있다"며 "노조 조합원이 아닌데 64일째 파업에 참여 중인 지점장은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위는 대상자들이 출석하지 않아 궐석으로 진행됐다. 궐석으로 진행돼도 인사위 결정은 유효하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징계는 다음달 1일께 열리는 경영위원회의 승인을 거치면 확정된다.
그러나 노조는 지점장의 파업 참여가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징계가 확정되면 구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단체협약상 조합원 범위에서 제외됐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노조 가입을 거부할 수 없다"며 "지점장들로부터 노조 가입 동의서를 받아 가입시켰으므로 합법적인 조합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은 14일 "지점장은 회사 이익을 대변하는 관리자 신분이기 때문에 단체 협약상 노조원에서 제외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노조는 "잘못된 유권해석"이라며 "지점장의 노조 조합원 지위 여부는 법적 판단을 받아봐야한다"는 입장이다.
◇ 파업 언제까지 가나 = 파업의 쟁점이 `지점장 파업 참여의 적법성' 여부로 옮겨가면서 파업을 촉발한 성과급제 문제는 뒤로 밀리는 양상이다.
노조는 "양보안을 제시했는데 사측이 무성의하게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을 비난했다.
노조 입장은 일단 성과급제를 철회한 뒤 노사 합의를 통해 새로운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지점장의 노조원 지위 문제는 소송을 통해 법원 판단을 받아보자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불법 파업을 벌이고 있는 지점장을 먼저 업무에 복귀시켜야 교섭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비공식 협상 창구는 여전히 가동 중이어서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측은 대량 해고에 맞춰 다음달 1일자로 영업 조직을 개편하는 등 비상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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