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통한 경제 활성화 실효성 논란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감세를 통한 경제활성화를 추구한 '공급중시 경제학'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으로 부활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그 효과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980년 레이건 전 대통령은 세금을 낮춰 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오히려 세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당시로서는 마술 같은 감세 정책을 공약했고, 이후 이 같은 공급중시 경제학은 공화당의 정치.경제론에서 교리처럼 됐다.
공급중시 경제학의 대표적 옹호론자인 어서 래퍼는 감세를 할 경우 세수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 대규모 감세를 통한 공급중시 정책은 1980년대와 2000년대 들어 당초 홍보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감세 정책이 이뤄진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1인당 소득세수 증가율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연간 0.7%에 그친 반면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올렸던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의 소득세수 증가율은 연평균 6.5%에 달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 들어서는 2001년 이후 1인당 소득세수는 1% 감소했고, 재정도 적자로 돌아섰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해필튼 프로젝트 책임자인 제이슨 퍼먼은 "지출을 줄이지 않은 채 세금만 낮춰서는 재정적자만 늘어나고 세금만 연체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요즘 들어 공급중시 경제학 옹호론자들은 고소득층의 감세 혜택에 주목하고 있다.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 정책이 이들에게 엄청난 여유 자금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세금 도피처를 찾지 않고 신고를 하도록 함으로써 회계사나 변호사 등에게 들어가는 돈을 줄여 보다 생산적인 곳에 돈이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옹호론자들은 또 기업에 대한 감세도 고용과 투자를 늘리게 함으로써 생산을 증가시키고 세원을 늘어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한때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지금은 입장을 바꿔 래퍼를 특별자문관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3년에 법안을 통해 고소득자에 대한 최고세율을 2011년까지 한시적으로 35% 인하했지만 현재 매케인 진영은 이를 영구화할 것을 주장하면서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효과를 갈수록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진영은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고소득층은 감세 등의 혜택이 없더라도 쓸 돈은 쓴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연소득 2만5천달러 이하의 가정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폐기할 의도가 없지만 그 이상의 소득을 거두는 가정에 대한 감세 정책은 지속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문은 세금 문제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선 유세에서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세금 문제에 대체로 같은 입장인 오바마와 힐러리가 다른 현안을 놓고 대선 후보 자리를 다투고 있어 매케인과 이 문제를 대적할 승자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의 경제자문관인 오스턴 굴스비는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면 세금 문제와 공급중시 경제학의 결함에 대해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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