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안된다' 보다 `검토해보자'로">

  • 등록 2008.03.24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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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업무보고..규제혁파,예산절감 재차 주문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부산항만공사(BPA)에서 열린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새 정부가 지향하는 `절약하며 일 잘하는 실용정부'를 설파했다.

과감한 정부규제 혁파와 예산절감을 통해 이른바 `국가경영시스템'을 재설계하는 것만이 최근 어려운 대내외 경제환경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직사회의 인식 변화를 다시한번 촉구하고 나선 것.

이 대통령은 특히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이 통폐합돼 업무영역이 대폭 확대된 국토부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예산 10%를 줄일 수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변화의 선봉에 설 것을 당부했다.

◇"통폐합 부처 눈여겨 보는 중" = 해수부 폐지에 대한 반대여론이 강했던 부산에서 업무보고가 열린 점을 감안한 듯 이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해명'으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조직개편은 21세기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건교부와 해수부의 일부 업무가 합쳐진 것은 육상, 해상, 항공물류를 경쟁력 있게 만들어 세계와 경쟁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시너지효과가 나도록 운영되지 않으면 조직만 방대해져서 오히려 기능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조직이 빠른 시간내에 통합의 목표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새 정부가 출발한 지 한달이 됐는데 통합의 취지에 맞지 않게 조직관리를 하는 부처도 있다"면서 "유심히 각 부처에서 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새 정부 출범초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최근 `4.9 총선'을 앞두고 공직사회 일각에서 `눈치보기'와 `무사안일' 관행이 다시 머리를 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종의 `옐로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된다는 것보다 안된다는 게 많아" = 이 대통령은 특히 국토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국토부에 대해 기존의 `규제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 초기에 건설교통부가 (국가)발전에 굉장히 효과적인 일을 한 것은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오히려 더 경쟁력을 가져야 될 요즘 수요자 입장에서 정책이 집행되지 않았다. 호남, 영남, 충청권도 마찬가지인데, 필요한 곳에 필요한 조치를 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금 국토를 보면 불필요한 곳에는 많은 돈을 투자해서 단지를 만들어 놓고, 실제 필요한 곳에는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해서 국토를 활용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면서 "`된다'는 것보다 `안된다'는 것을 더 많이 정책에 남용했다는 점을 한번 깊이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예사롭게 `이것은 안되겠습니다'라고 하지만 상대에게는 절망적으로 들릴 수 있다"면서 "하다가 안되는 것은 안되더라도 같은 이야기면 `검토해 봅시다'라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미분양에 언급, 이 대통령은 "어쩌면 주택정책의 실패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필요한 곳에 규제를 하니까 사업자들이 규제가 없는 곳에서 (건축을) 하려다 미분양이 생기는 것"아라며 "국토부가 새로운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토부 예산 5조7천억원 절감 가능" =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공약인 `정부예산 10% 절감'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곳이 국토해양부라고 생각한다"면서 "(국토부 한해 예산) 57조원 가운데 10%를 줄이는 것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 5조7천억원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낭비성 투자, 잘못된 투자 등을 보면 `과연 책임있는 사람들이 집행을 했느냐' 이런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판한 뒤 "예산을 절감하라는 것은 할 일을 하되 보다 효과적으로 하고 낭비적 요소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예산절감을 주문하면서 이 대통령은 국내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지난 1984년 미국 LA올림픽에서 겪은 경험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 다녀보면 도로에 차가 몇대 다니지도 않는데 큰 톨게이트 건물을 지어놓고 12~14명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 있었다"면서 "이 국가가 왜 이렇게 할까.."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LA올림픽에 가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 기존 경기장 확장해서 쓰고, 수영장은 대학 수영장을 이용하고, 선수촌은 대학기숙사를 쓰더라"면서 "미국이라는 부자 나라가 그렇게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낭비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금년말께 전 부처를 검토, 평가하려 한다"면서 "손톱만큼의 피해도 안 입으려는 무사안일로 인정받는 시대는 지나고 의욕적으로 일하다가 본의아니게 실수하더라도 용납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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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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