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겨우 보름 남짓 남은 제18대 총선에 비상이 걸렸다. 투표율이 사상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4.9 총선 투표율은 2004년의 17대 총선 때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낮은 50%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자칫하면 40%대 후반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5~16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면접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 의향층은 51.9%로 17대 총선 때의 61.5%보다 9.6% 포인트나 떨어졌다. 실제 투표율이 적극적 투표 의향층의 비율과 유사하게 나온 전례에 비춰 보면 이번 총선 투표율은 50% 안팎으로 점칠 수 있다. 17대 총선도 적극적 투표 의향층 61.5%에 실제 투표율 60.6%였다. 50% 안팎이라면 총선 사상 최악의 투표율이다. 역대 투표율은 1985년 84.6%, 1988년 75.8%, 1992년 71.9%, 1996년 63.9%, 2000년 57.2%로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 와중에 선거가 실시된 2004년에는 예외적으로 반짝 오름세로 돌아서며 60.6%를 기록했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국민의 탈(脫)정치화 추세를 들 수 있다. 복잡다기한 현대생활에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예전 같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정치에 대한 불신이 국민의 탈정치화를 부추기는 것은 현대국가의 보편적 현상이다. 여야가 아무리 바뀌어도 정치 부패와 무능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정치권은 틈만 나면 서로 네커티브에 열을 올리니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다못해 혐오하는 것이다. 정책선거가 실종된 것도 투표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 사안이 국민의 정치적 관심도를 높였지만 이번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공천 싸움'에만 몰두하다 아직까지 총선 공약은커녕 `선수명단'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물이든, 정책이든 유권자가 알아야 투표할 게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는 투표를 아예 포기하든지, 아니면 지지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로 흐를 공산이 크므로 투표율이 저조하기 마련이다. 대선 직후에 치러진다는 점도 총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참여의 미학이다. 권력의 원천인 국민이 가능하면 많이 참여하는 선거이어야 비로소 정통성이 부여된다. 국민이 외면하는 선거는 오로지 정치꾼들만의 잔치일 뿐이다. 그러므로 선관위와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투표율 제고 방안을 백방으로 찾아야 한다. 선관위는 유권자들의 참여의식 고취를 위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국공립 시설 이용료 면제 등 이번 선거부터 도입되는 투표참여자 우대제도와 같은 `당근'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전자투표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총선용 `상품'인 공천자 명단과 정강을 유권자 앞에 제시하되 선거 때마다 `그 나물에 그 밥'으로 국민의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는 구태는 하루속히 벗어 던져야 한다. 아울러 이번처럼 각 정당의 입후보자 선정과 정강 채택이 늦어져 유권자의 `알 권리'가 원천봉쇄되는 일이 없도록 총선 일정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적 재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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