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청와대의 골프 지침을 놓고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골프를 멀리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최근 한 회의에서 `골프를 금지한다고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치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딱히 권유할 만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무게 중심은 후자에 가 있는 듯하다. `치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것은 `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지금 이 시점에서 골프를 치는 수석이나 비서관은 없겠지만..."이라고 언급한 것과 맥이 통하는 결론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를 두고 혹 강압적인 `골프 금지령'으로 받아들여질까 꺼리는 분위기다. 이동관 대변인은 "골프 치는 것에 금지령을 내리고 따르라는 것은 권위주의적 시대의 유물"이라며 "다만 바빠서 골프 칠 시간이 없을텐데 라는 식"이라고 풀이했다.
청와대가 이 처럼 내놓고 골프를 내치지도, 끌어안지도 못하는 데는 몇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25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연간 150억 달러에 달하는 여행수지 적자 해소 방안인데, 청와대발(發) 골프 금지령이 확산될 경우 국내를 피해 해외를 찾는 골퍼들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모순이 발생한다.
청와대 기류에 민감한 공직 사회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분위기상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것 같기는 한데 딱히 금지한 적이 없다고 하니 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한 외청장은 "쳐도 된다는 건지, 치지 말라는 건지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h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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