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목사와 빌 클린턴 악수하는 사진 공개돼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상원의원의 정신적 지도자 격인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가 설교 도중에 욕설을 사용하며 미국을 비하한 사실이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킬 태세다.
특히 라이트 목사가 1998년 9월 11일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백악관 조찬모임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물론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 진영 모두 인종 문제가 불러올 역풍을 피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21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에는 왼쪽에 선 라이트 목사가 오른편의 클린턴 전 대통령을 올려다보며 오른손을 맞잡은 모습의 사진이 실렸으며 NYT는 전날 오후 오바마 의원 선거운동본부로부터 이 사진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이 신문에는 라이트 목사가 받았다는 백악관 종교 지도자 조찬모임 초대장의 사진도 게재됐는데 라이트 목사가 백악관을 방문한 시점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던 날 아침이었다.
또 1998년 10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설교에 감동받았다'며 라이트 목사에게 보낸 편지도 NYT에 전달됐다.
오바마 의원 진영의 빌 버튼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자신들이 문제의 사진을 신문사에 내줬다고 확인했다.
라이트 목사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악수 사진이 공개된 뒤 오바마 의원 측과 클린턴 의원 진영은 한차례 공방전을 벌였다.
클린턴 의원 선거운동본부의 필 싱어 대변인은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 동안 말 그대로 수만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며 "오바마 의원 쪽에서는 인종 문제에 관해 품위있게 대화하자고 제안한지 이틀도 지나지 않아서 이런 사진을 내놓았다"고 비난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의원측의 버튼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오바마 의원을 누르기 위해 힐러리 의원 진영에서 라이트 목사 문제를 계속 끄집어내고 있다고 맞받았다.
오바마 의원이 다니는 교회의 담임목사인 라이트 목사가 설교 도중 '갓댐 아메리카'(빌어먹을 미국)라는 말까지 입에 담으며 미국을 비난하는 모습은 TV를 비롯한 매체로 방영되며 정가는 물론 미국 사회에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오바마 의원의 민주당내 경쟁자인 클린턴 의원은 물론 공화당의 매케인 의원도 이 문제를 섣불리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클린턴 진영의 고위 선거참모들은 이 문제가 '슈퍼 대의원', 즉 민주당원들의 투표 결과와 관계 없이 후보 선출에 참여할 수 있는 유력 인사들의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는데 따르는 역효과 또한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선거운동가들 역시 라이트 목사 발언 파동이 오바마 의원의 애국심에 대한 새로운 공격 거리를 제공했다는데 한목소리로 동의하면서도, 오바마 의원이 '이라크 전쟁이 계속되는 한 성조기 배지를 달지 않겠다'고 말한 부분이나 오바마 의원의 부인 미셸이 밀워키주 유세에서 '처음으로 진정 이 나라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좀 더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의원의 당 내외 경쟁자들이 라이트 목사 파동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민주당내 흑인 인사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흑인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자칫 잘못 다뤘다가 심각한 곤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민주당의 도나 브라질 선거전략가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진영이 이 시점에서 지도력은 물론 세심함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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