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 15일 카타르 수도 도하의 '세인트 메리' 교회.
교회 앞에는 역사적인 첫 미사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2천700여석 규모의 예배당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꽉 들어찼고 교회 측은 예배당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교황청의 이반 디아스 주교가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무려 1만5천명에 이르는 가톨릭 신자들이 참석했다.
세인트 메리교회는 이슬람국가인 카타르 최초의 가톨릭 교회. 엄격한 수니파 교리를 택하고 있는 카타르는 그동안 가톨릭 신자들이 공개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을 금지해왔다.
20여년전 교회 건설을 처음 추진했던 베르나르도 그레몰리 주교는 "꿈이 이뤄졌다"면서 감격해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청 라디오 방송은 카타르 교회가 문을 연 것에 대해 "14세기 이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오랜 반목의 역사를 이어온 가톨릭과 이슬람 사이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카타르에 이어 사우디 아라비아에도 가톨릭 교회를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슬람 양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가 자리잡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슬람 종주국.
이런 점에서 사우디에 가톨릭 교회가 들어선다면 가톨릭과 이슬람 두 종교간 화해와 공존의 시대를 여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교회 건설을 제안한 것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였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지난해 11월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교황이 사우디에 교회 건설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反) 이슬람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베네딕토 16세는 가톨릭과 이슬람 종교간 대화를 위한 정례 포럼을 열기로 하는 등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사우디 교회 건설 제안도 이런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다.
가톨릭과 이슬람 사이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지만 과연 사우디에 교회가 건립될 수 있을지 그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이슬람 교도들의 반발을 들었다.
교회 건설이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사우디를 성스러운 땅으로 여기고 있는 이슬람 교도들의 분노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교황청도 중동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yunzhen@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