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전 당위성과 미군증파 성과 강조
민주당, `명분도 실리도 없는 전쟁' 선거쟁점화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미국이 19일로 이라크 개전 5주년을 맞이했다.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의 연계,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추진 등을 이유로 테러와의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예방전쟁'의 성격으로 시작된 이라크 전쟁은 5년이 지난 지금 당시 내세웠던 명분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춘 채 미국 사회의 대표적인 논란과 갈등의 원천이 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3년 5월, 개전 2개월도 안 돼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선상에서 `임무완료(Mission Accomplished)'를 선언하며 주요한 전투가 끝났음을 주장했지만 미군은 5년이 지나도록 이라크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국방부 연설에서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과 작년 미군 증파의 성과를 강조했지만 전체 미국사회에선 그의 목소리에 담긴 의미와 기대감보다 전쟁의 그림자가 몰고온 불안과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퍼지는 듯했다.
◇부시 "이라크에서의 성과 부인할 수 없어" = 임기를 10개월여 남겨둔 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 국방부에서 연설을 통해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과 성과를 역설했다.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몰아내는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면서 "이것은 미국이 이길 수 있고, 이겨야만 하는 싸움이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4천명에 육박하는 많은 전사자가 발생하고 5천억달러의 전쟁비용이 투입되는 등 막대한 미국이 대가를 치렀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비용은 우리가 이라크에서 적들과 싸워 승리하기 위해선 필요했던 것"이라고 적극 옹호했다.
그는 또 작년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미군의 이라크 증파를 언급, "이라크 미군 증파는 단순히 이라크 상황을 개선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다"면서 "더 광범위한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중요한 전략적 승리의 문호를 열어주었다"고 강조했다.
미군이 이라크 수니파의 협조를 얻어 수니파인 알카에다 세력과의 테러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언급한 것.
그러면서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에 있는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이라크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민주당을 공격하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이라크에서 적들이 활개치도록 방기했다면 현재 이라크내에서 줄어든 폭력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려 이라크를 공황 상태로 몰고갔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잃어버린 힘을 회복한 알카에다가 다시 새로운 인력과 자원을 손에 넣어 지역을 지배하며 미국과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을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반전론자들은 승리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전쟁비용을 문제 삼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여전히 높은 이라크전 비판여론 = 하지만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사회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고 격앙돼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최근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거의 3분의 2가 이라크 전쟁은 싸울 가치가 없었던 전쟁이라고 평가했다고 포스트는 이날 전했다.
또 이라크사태가 진전되고 있다는 견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3%에 불과했으며 대다수는 여전히 미국이 치른 대가만큼 혜택을 얻고 있지 못하다고 응답했다고 포스트는 보도했다.
뿐만아니라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대권주자들은 이라크 전쟁을 `명분도 실리도 없는 전쟁'이라고 규정, 선거쟁점화하며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대권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집권하면 16개월 이내에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애초에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며 집권하면 60일이내에 미군 철수에 착수할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정책 수정을 압박하고 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이 치러야했던 대가도 적지 않다.
이라크 전쟁 개전 초 승리감에 젖어 있을 때 절대다수의 지지를 받았던 부시 대통령은 지금은 30% 안팎의 낮은 지지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역대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기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화당은 지난 2006년 11월 중간선거에선 미 의회 상.하원 모두 다수당의 자리를 12년만에 민주당에 내줘야 했다.
또 부시 행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미국 경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을 겪으며 곤두박질쳤으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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