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최대 위기..총사퇴(종합)

  • 등록 2006.12.13 19: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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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勞 갈등 양상과 겹치며 혼란 가중…정치투쟁에 조합원 불신 팽배]

국내 최강성 노동운동을 주도해온 현대자동차 노조가 발족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근로자들의 실정을 외면한 강경 일변도의 정치투쟁으로 조합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데다 지역 경제를 감안하지 않은 잇단 파업으로 인한 지역민심의 외면등 이중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13일 노조 창립기념품 납품책임을 맡은 총무실장 이모씨(44)가 배임혐의로 구속된 데 책임을 지고 조기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총무실장 이모씨는 지난 5월 조합원 4만5000명에게 나눠줄 접이식 레저 테이블 13억2000만원어치를 납품받으면서 자격이 없는 업자에게 편법을 동원해 납품권을 준 사실이 드러나 지난 11일 검찰에 구속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록 총사퇴란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노조의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이 가해지고 집행력이 약화돼 중도 퇴진을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위원장 등 집행간부, 대의원 대표 등 24명의 위원이 참여한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조기 선거'를 결정했다.

노조는 중앙선관위원 추천, 노조 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내년 1월말경에 새 집행부를 뽑는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조합원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노조 핵심 간부가 노조 규정을 위반, 기념품 납품 비리에 연루됨으로써 노조의 도덕성을 실추시키고 조합원들간 갈등과 대립을 초래한 점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노조 집행권자로서 최소한 책임지는 방법은 조기선거를 통해 안정적인 지도력을 가진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라고 사실상 사퇴방침을 밝혔다.

노동 전문가들은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계보간 불협화음을 보이며 노-노 갈등 양상을 겪어 왔다"며 "현 집행부를 배출한 계보를 다른 조직들이 연대해 집중 성토하고 있고 계보간 이해관계와 요구사항이 서로 상이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도퇴진 사태는 강성 노동운동의 맥을 이어온 현장노동운동 1세대의 퇴진과 중도보수 성향 지도부 등장의 시발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향후 현대차의 노조 운영은 물론 노동운동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의 차기 집행부 선거에는 그동안 합리적 노동운동을 표방해온 제2세대 현장조직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비리로 임기 중 중도하차한 것은 지난 2000년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하고 광고비를 회사돈으로 대납했다가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사퇴한 이후 두번째다.

이승제기자 op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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