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티베트 관문인 청두의 짱족 거리(종합)

  • 등록 2008.03.17 2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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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볐던 거리에 순찰차 경광등만 번쩍여



(청두=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티베트(시짱.西藏)로 들어가는 관문인 중국 쓰촨(四川)성의 수도 청두(成都)의 시 중심에서 택시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짱(藏)족의 집단 거주지는 라싸 시위사태의 여파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우허우츠(武候祠)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2차선 도로를 따라 1㎞ 거리와 배후에 짱족의 생활기반이 집중돼 있는 곳. 청두에 거주하는 짱족들의 대부분은 이곳에서 불상과 음반을 팔거나 토속음식을 만드는 식당을 운영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

17일 오후 6시(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정한 시짱내 분리독립세력에 대한 투항시한이 자정으로 다가오면서 이 곳 우허우츠는 긴장감이 역력해지고 있었다.

우허우츠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공안 순찰차 3대가 경광등을 번쩍인 채 자리를 잡았다. 우허우츠는 주변에 소상품을 판매하는 관광명소와 맞닿아 있어 늘 인파로 붐비는 거리였지만 이날만은 어둠이 내리면서 셔터를 내린 상가들이 반절이 넘었다.

도로를 따라 공안 사이드카가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았고 10여m 간격으로 공안이 서너명씩 짝을 지어 경계를 섰다. 또 우허우츠 입구에서 50m 안쪽에 있는 교차로에도 사방에 공안 순찰차량이 진을 쳤다.

지난 14일 시짱에서 시위가 확산된 이후 짱족들의 움직임에 바짝 긴장한 중국 정부가 우허우츠의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짱족 음식을 파는 한 식당에서 만난 20대 청년은 부모가 시짱에 살고 있지만 아직 전화통화를 못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짱은 관문인 청두에서조차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시짱 정부가 시짱에서 생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발행한 증명서가 있는 사람만이 시짱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입경이 금지된 것은 물론이다.

청두 국제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시짱과 청두를 이어주는 비행기편이나 칭짱철도는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지만 공안의 단속이 심해 중국인조차 입경이 가능한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 외에는 다른 언론 보도가 사실상 막혀 있어 시짱 시위사태에 대해서는 청두에서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다.

청두에서 회의가 있어 외지에서 왔다는 40대 남자는 시짱의 시위 사태에 대해 "일부 극소수 분자의 폭동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두공항에서 호텔로 오는 동안 여행사 등에서 귀동냥을 했다는 택시기사는 "안에서 전쟁이 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989년 시위 당시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고 들었다"면서 "지금은 그 누구도 구체적인 상황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두에서 만난 한족 시민인 천(陳)모씨는 우허우츠로 가는 길을 묻자 "지금은 불안한 시절이니 그쪽은 쳐다보지도 말라"고 친절하게 조언을 해줬다.

평소 짱족 사람들과 관계가 나쁘지 않지만 지금은 불안하다면서 평소의 우호적인 감정이 이번 사태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질지 자신이 없다고 그는 말했다.

시짱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로 짱족을 보는 한족들의 눈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정부가 시짱내 시위 주도세력을 '미치광이'로 몰면서 단호히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시짱 사태의 피해자의 말을 인용해 "그들은 미친 사람 같았으며 고함치고 찌르고 때리고 불질렀다"면서 "나도 내가 본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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