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화성부녀자 연쇄실종 사건 등 추궁키로
(안양=연합뉴스) 박기성 최찬흥 기자 = 안양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모(39)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함에 따라 비슷한 유형의 범죄를 더 저질렀는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잔혹한 범행수법과 그가 지리에 밝은 대리운전 기사로 일했다는 점에 주목, 화성 부녀자 연쇄실종 사건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 최근 1년여 사이 잇따랐던 4건의 부녀자 실종 및 피살사건에 연루됐는 지를 캘 예정이다.
4∼5년 전 발생해 사실상 영구미제로 남은 화성 여대생 피살사건이나 광명 초등생 피살사건과의 연관성도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모두 연관 짓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몸값을 요구하지 않은 여성 대상 범행'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4건의 사건은 각각 2006년 12월 14일과 12월 24일, 2007년 1월 3일 노래방 도우미 배모(45.안양시)ㆍ박모(37.수원시)씨와 직장인 박모(52.수원시)씨의 연쇄 실종과 2007년 1월 7일 발생한 여대생 연모(20)씨 실종이다.
노래방 도우미 배씨, 박씨와 직장인 박씨는 군포시 금정역과 수원시 정자동, 화성시 신남동에서 각각 실종된 뒤 모두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끊겼다.
이들 가운데 노래방 도우미 박씨는 2007년 5월 8일 휴대전화가 꺼진 비봉요금소에서 7㎞ 떨어진 안산시 사사동 야산에서 암매장된 채 알몸 시신으로 발견됐고, 나머지 2명은 아직도 생사불명 상태다.
여대생 연씨는 2007년 1월 7일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서 성당에 간다며 집을 나간 뒤 버스정류장에서 연락이 두절됐다. 연씨가 실종된 정류장은 이혜진(11)양의 시신이 암매장된 지점과 직선거리로 3㎞에 불과했다.
발생시점이 2004년이긴 하지만 화성 여대생 피살사건의 피해자 노모(당시 21세.여)씨도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고 지금껏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노씨는 2004년 10월 27일 밤 화성시 봉담읍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됐으며 46일만인 같은 해 12월 12일 실종 현장에서 5㎞ 떨어진 정남면 야산에서 반 백골상태의 시신이 수습됐다.
또 2003년 3월 30일 오후 전모(당시 8세.초등1년)양이 광명시 소하2동 자신의 집 근처 놀이터에서 20대 후반의 남자와 함께 사라진 뒤 4월 21일 화성시 송산면 독지리 시화간척지의 도랑에서 숨진 채 낚시꾼에게 발견됐다.
전양은 손과 발이 빨랫줄로 묶인 채 실종 당시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으며, 경찰은 금품을 노리지 않은 점에 비춰 정신질환자나 성폭행범에 의한 범죄에 무게를 뒀지만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전원이 같은 장소에서 꺼진 3명의 부녀자는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지만 나머지 사건은 경기 남부지역이라는 점 외에는 범행수법 등에서 차이를 보여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범행대상이 모두 여성이고 몸값을 요구하지 않은 점 등 유사점도 있는 만큼 정씨를 상대로 이들 사건과 유사 사건에 대해 여죄를 추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성 여대생피살사건 외에 나머지 사건들은 용의자 검거시 필요한 DNA가 확보되지 않아 설사 정씨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하더라도 사법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건의 용의자 정씨는 2004년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연쇄 강도살인사건 당시 용의선상에 올랐고 그 해 경기 군포시에서 일어난 전화방 도우미 실종사건 때도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전화방 도우미 실종사건 때는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남은 마지막 통화자가 정씨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군포경찰서는 최근 관련 수사기록을 이번 사건 수사본부가 차려진 안양경찰서로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정씨는 6년 전인 2002년부터 현재의 집에 살고 있다고 이웃 주민은 전했다. 대리운전 기사를 한 지도 4∼5년 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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