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분위기 쇄신위해 대폭 물갈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대장 인사가 큰 폭으로 이뤄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17일 합참의장에 김태영(육사29기) 1군사령관을 내정하고 육군총장과 해군총장에는 임충빈(육사29기) 육사교장과 정옥근(해사29기) 교육사령관을 각각 임명하는 등 대장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9명의 대장 가운데 합참차장과 공군총장 등 2명을 제외하고 7명이 교체돼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인사 폭이 컸다.
애초 합참의장과 육군총장만 바꾼다는 시나리오가 군 내부에서 돌았지만 7명을 '물갈이'한 것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군내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군 수뇌부를 바꾸는 것이 정권 교체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은 물론 군 수뇌진을 새 진용으로 구성함으로써 새 정부의 국정 기조에 맞게 군내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인사의 발탁과 보직의 기준은 출신지역이나 근무지에 대한 고려를 배제하고 오직 군 통수권자의 통수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개혁성과 능력을 고려해 적임자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정예화된 선진 강군을 육성하기 위해 확고한 디딤돌을 세우기 위한 조치이며 군심을 결집하고 흔들림 없는 군 본연의 임무수행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합참의장에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를 나온 김태영 사령관을 내정하고 육군총장과 해군총장을 충남 천안 및 경남 창원 출신으로, 연합사 부사령관을 전남 신안 출신의 이성출(육사30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을 각각 임명함으로써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작전 및 정책통으로 평가되는 김태영 사령관의 합참의장 발탁은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같은 육사 29기인 임충빈 교장의 육군총장 발탁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애초 육사 30기 출신이 임명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30기가 총장시대를 열 경우 31기와 32기 출신들의 인사 순환구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29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관례를 감안하면 현재 군단장을 맡고 있는 31기 출신들이 합참 본부장을 거친 뒤 야전군사령관으로 나가야 하는데 30기가 총장이 될 경우 이들이 곧바로 야전사령관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육사 29기가 총장이 되면서 김관진 합참의장과 박흥렬 육군총장, 송영무 해군총장, 김병관 연합사 부사령관, 박영하 제2작전사령관, 백군기 3군사령관 등 노무현 정부 시절 임명됐던 대장 6명은 재임 1년 4개월만에 옷을 벗게 됐다.
군 관계자는 "김태영 합참의장과 임충빈 육군총장, 정옥근 해군총장은 물론 유임된 김은기 공군총장의 성품도 온건하고 합리적이어서 의사소통이 잘 될 것"이라며 "일종의 '화합형' 인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수뇌부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군 안팎의 여론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간 인사를 앞두고 합참의장과 육.해.공군참모총장의 임기를 2년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군 인사법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이들의 임기는 오는 10월 만료된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군 인사법에는 합참의장과 각 군 총장의 임기가 2년으로 규정돼 있다"며 "이들의 임기를 보장할 지를 고민했으나 군의 안정과 단결을 도모하고 면모를 쇄신, 강력하게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6개월을 앞당겨 단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해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장급 인사가 국무회의 의결사항인 데도 국무회의 하루 전날 발표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장급 인사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당일 오후께 발표돼왔던 게 관례였다.
이 장관은 "내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해 인사안이 확정된다"며 "군 인사에 대해 여러 가지 근거 없는 소문이 많아 군의 안정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내정된 사실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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