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고교 시험시간 변경..타교 학생들과 정답 주고받아
(성남=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실시한 고3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 일부 문제가 서울지역에서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성남지역 한 고교에서도 일부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돼 시험관리에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17일 성남 A고교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A고교는 지난 12일 420여명의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실시하면서 "수리영역 시험문제지에 착오가 생겼다"며 다른 학교들과 달리 임의로 2교시 수리영역 시험을 3교시에 치르고, 대신 3교시에 치를 예정이던 외국어영역 시험을 2교시에 실시했다.
이날 학력평가는 전국 1천800여개 고교가 동일하게 1교시 언어영역, 2교시 수리영역, 3교시 외국어영역, 4교시 과학탐구.사회탐구영역 순으로 진행됐다.
A고교 일부 학생들은 시험 시간이 변경되자 갖고 있던 휴대전화 문자서비스 등을 이용,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 1시간 먼저 본 외국어영역 시험문제와 정답 등을 보내주고 대신 다른 학교 학생들로부터 수리영역 문제와 정답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고교 측은 지난해 12월 경기도교육청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실시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웹상에 시험문제지 유형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담당 교사가 인문계반 학생(300여명)들이 볼 수리영역 `나'형 문제를 자연계반 학생들이 보는 `가'형 문제로 잘못 신청, 불가피하게 시험시간을 조정해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측은 본부용으로 온 수리영역 `나'형 문제지를 교내에서 임의로 복사, 인문계반 학생들의 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학교측은 시험문제지를 받은 뒤 사전 확인하고 오류가 있을 경우 도 교육청으로부터 추가 시험문제지를 배포받아 시험을 실시하도록 한 도 교육청의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국연합학력평가를 대입수학능력시험 시행 절차에 준해 실시하기로 하고 부정행위 방지 등을 위해 학생들의 시험장내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도록 한 지침도 지키지 않는 등 시험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연합학력평가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평가하고 수능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1년에 4차례 시행하는 모의시험으로 대입 전형이나 내신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서울지역의 시험문제 유출의혹과 함께 A고교의 시험문제 유출은 학교 당국의 시험관리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인쇄상태 불량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잘못이 있는 시험지는 도 교육청이 보관하고 있는 여유분을 추가 지급받아 시험을 실시하도록 지침을 시달했는데 A고교가 임의로 시험지를 복사해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또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시키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며 "A학교를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벌여 재발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고교 관계자는 "정확하게 몇 명의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시험문제와 정답을 다른 학교 학생들과 주고 받았는 지 확인하지 않았다"며 "시험관리를 잘못한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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