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금융.주식 시장이 17일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가 12년 7개월만에 95엔대에 거래됐다. 주식시장에서는 2년7개월 만에 닛케이 평균주가 1만2천대가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미 연방 중앙은행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등 자력 회복을 포기한데 따른 우려가 주식 및 금융시장 개장과 함께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재할인율을 3.50%에서 3.25%로 0.25% 포인트 전격 인하키로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금융시장은 오히려 이것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엔화 강세를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금융당국이 발표한 증권회사에 대한 새로운 지원제도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이를 호재로 인식하기 보다는 "당장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증권업계에 자금 사정이 악화된 회사가 더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우선하고 있는 것도 사태 수습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일본 국내에서도 일본은행 총재의 공백 우려가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 후쿠이 도시히코(福井俊彦) 총재의 임기가 오는 19일 만료되지만 정부가 제출한 신임 일본은행 총재 임명 동의안이 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참의원에서 부결되면서 최악의 경우 중앙은행 총재 부재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주식시장도 12년7개월만에 닛케이 평균주가 1만2천선이 무너지면서 시장 관계자들을 긴장케 했다. 급격한 엔고로 인해 자동차, 전기 등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은행 등 금융주의 매각도 이어졌다.
특히 주식 시장은 미국 JP모건체이스의 베어스턴스 인수 소식이 알려졌음에도 안정보다는 '주당 2달러'라는 매수 가격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시장에서는 "숨겨져 있는 손실이 상당한 거액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다른 미국 증권사들도 비슷한 손실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재무상은 ""최근의 환율 동향은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우려하고 있다"고 정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달러당 환율 90엔대가 지속될 경우엔 정부로서도 정책적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 향후 환율 및 주가 추이가 주목된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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