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업무보고.."공격적 기업투자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경북 구미산업단지에서 열린 지식경제부 업무보고에서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을 `위기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공동노력을 주문하고 나섰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미국발(發) 금융위기 등 대외 악재가 잇따르면서 올해 `6% 내외 경제성장률' 목표에 벌써부터 적신호가 켜졌다는 판단하에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포한 셈.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할 수도 안할 수도 있는 것은 과감히 정부가 손 떼는 게 경쟁력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규제완화를 거듭 강조했으며,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공격적 투자'를 당부했다.
◇"정부가 과감히 손떼야 경쟁력 확보" = 이 대통령은 `실물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지식경제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동시에 과감한 정부규제 혁파를 거듭 주문했다.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답게 정부는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도우미론'을 강조한 것.
이 대통령은 "지식경제부는 (정부) 조직개편에서 정보통신부와 다른 에너지 관계 기관이 통합돼 역할이 많다"면서 "중소기업 지원과 지방경제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양자 업무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기간 대기업에 대해서는 `자율경영 보장'을,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부지원 강화'를 각각 주장해 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마련한 `공단조성 규제완화 방안'에 언급, "모든 규제를 줄여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면서 "지경부가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수요자 입장을 대변해서 적극 대비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 앞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구미4공단 확장 건의에 대해 "수요만 있으면 해야 한다. 검토해 보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업 입장에서는 차라리 산업자원부(현 지경부)가 없는 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일을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면서 "60,70,80년대 중반까지 정부 역할은 컸지만 이 시절 산자부 역할을 크지 않다. 새 시대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할 수도, 안할 수도 있는 것은 과감히 정부가 손을 떼는 게 경쟁력을 가져오는 길"이라며 "특히 공기업들도 빠른 시간내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며 공기업의 변화도 함께 요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경련 출신의 이윤호 장관에 대해 "민간에서 경험하고 왔으니 수요자 입장을 그대로 빠른 시간내 해결해 주는 부서로 변화하는 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공격적 기업투자 필요" =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민간의 역할도 촉구했다. 그러나 역시 민간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에 대해 "영원히 지원만 받아서는 안된다. 늘 정부 지원속에서만 존재한다면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혁신사업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의 중소기업 대책에 대해서도 "말로만 많은 정책이 나왔지만 중소기업 자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비판한 뒤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완화나 창업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창구가 여러개 있어 불편하지 않도록 한 창구로 조직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살 길은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럴 때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내수가 떨어지고 결국 중소기업이 어려워지고 지방과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 위기 시작" = 이 대통령은 전날 장.차관 국정워크숍에 이어 `경제 위기론'을 다시 한번 설파했다.
"세계경제가 매우 어려진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뗀 이 대통령은 "원자재 값이 치솟고 환율이 어렵게 되는 등 모든 여건이 어려워지는 환경속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면 경제를 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그 책임의 한 가운데 지경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런 위기가 시작에 불과하다. 세계경제가 전혀 예측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점점 서민생활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정부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50개 생활필수품에 대한 물가 관리를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언급,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자원외교'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사료, 곡물 가격이 짧은 기간에 충격적 가격 인상이 있었다. 일찍이 보지 못했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원자재는 단기 정책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중국, 인도 등의 국가원수들이 맹렬하게 자원확보를 위해 다닌다. 한국도 나와 총리, 장관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자원확보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경부가 보고한 해외자원 개발 계획과 관련, "2012년까지 (원유.가스의) 자급률을 18%까지 높이자고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매우 형식적"이라고 꾸짖으면서 "관계부처와 협력해야 하겠지만 지경부가 아주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의 대형유전 계약을 거론하며 "선진국은 돈을 투자해서 자원을 확보하지만 우리는 개발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현실적 능력이 있기 때문에 원자재를 확보하면서 후진국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이중전략을 쓰면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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