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거듭 로비스트 문제에 뒷덜미를 잡히고 있다. 미 정치권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로비스트들과 자신의 관계가 계속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케인 의원은 그동안 로비스트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선거자금 개혁법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깨끗하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으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이제 역설적으로 자신과 로비스트들과의 관계에 대한 의문 제기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구실을 하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자유주의 성향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발표를 인용해 매케인 의원 선거운동본부에서 일하는 등록 로비스트가 30명으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진영의 18명보다 훨씬 많았다고 14일 보도했다.
로비스트의 숫자만 문제가 된 것이 아니다. 매케인의 로비스트 가운데 4명이 최근 미 공군 공중급유기 사업권을 획득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그와 로비스트들과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문제의 로비스트 4명 가운데 한명인 토머스 로플러는 매케인 진영의 재무 책임자다.
이와 관련, FT는 로플러와 함께 매케인 진영의 자금 조달을 총괄하는 웨인 버먼, 자금 집행을 담당하는 수전 넬슨, 선거운동 담당자 릭 데이비스, 수석 선거전략 고문 찰리 블랙 등을 매케인 진영에서 활동하는 주요 로비스트로 지목했다.
앞서 매케인 측은 과거 젊은 여성 로비스트와 매케인이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미국인들은 이 보도에 대체로 비판적이었고 매케인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했지만, 이 보도가 매케인과 로비스트와의 '악연'을 지속시키는 결정타가 된 것도 사실이다.
매케인은 러스 페인골드 상원의원과 함께 로비자금의 세부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의회 인사들의 로비회사 취직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매케인-페인골드법'을 발의, 2002년 의회를 통과시켰고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의 로비 스캔들에 대한 의회 조사도 주도했다.
하지만 매케인에 부정적인 세력은 이같은 이력과 현재 매케인 진영에서 많은 로비스트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매케인이 이중잣대를 갖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물론 매케인 진영은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로비스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매케인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선거운동과 병행해 'BKSH 앤드 어소시에이츠'라는 이름의 로비회사를 운영하는 찰리 블랙은 매케인 의원이 "규정을 지키는 로비스트들과는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있다"며 매케인의 공식 입장과 매케인 진영내 로비스트들의 활동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못박았다.
미국 시민단체 책임정치센터(CRP)의 집계에 의하면 매케인 의원이 로비스트들로부터 받은 기부금은 42만5천915달러로 힐러리 클린턴 의원의 75만1천940달러보다는 적다.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클린턴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경우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등록 로비스트가 한명도 없으며 로비스트들로부터의 직접 기부 또한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라 크룸홀츠 CRP 대표이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로비스트들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를 생각한다면 로비스트들이 직접 기부하는 돈의 액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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