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뉴질랜드 호크스베이 해변 마을 미히아에 나타나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등에 태워주던 돌고래가 이번에는 해변 모래톱에 갇혀 다 죽게 된 고래 두 마리를 구조해 화제다.
13일 뉴질랜드 언론들에 따르면 '모코'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돌고래는 지난 10일 해변 모래톱에 갇혀 위험에 처한 피그미 향유고래 어미와 새끼 등 두 마리를 안전하게 인도해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했다.
이날 고래 두 마리가 해안에 올라와 꼼짝 못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던 뉴질랜드 자연보호부 직원 맬컴 스미스는 피그미 향유고래 어미와 한 살 된 새끼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구조작업을 펼치는 데 모코가 갑자기 바다에서 나타나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 놀라운 일이었다"면서 "마치 지느러미로 고래들을 껴안아 바다로 인도하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피그미 향유고래가 해안에 올라와 꼼짝 못하게 되면 죽는 게 태반이며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해도 나중에 다시 길을 잃고 해안에 올라와 죽게 된다"면서 "그날도 사람들이 한 시간 넘게 고래를 구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고래들이 다시 길을 잃고 해안으로 올라오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변에 큰 모래톱이 있어 고래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던 것 같다"며 "네 번이나 겨우 물속으로 밀어 넣었지만 모두 실패로 끝나 안락사까지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두 마리의 고래는 물론이고 구조작업을 펼치던 사람들도 모두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액션 영화의 히어로처럼 모코가 바다에서 쏜 살같이 달려와 구조의 손길을 뻗친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모코는 위급한 상황을 다 파악했다는 듯 조금도 주저함이 없이 곧바로 두 마리의 고래에게 달려들어 지느러미로 밀면서 해안의 수로를 따라 고래들을 인도하기 시작했고 고래들도 선선히 모코의 지시를 따랐다.
스미스는 "지쳐 물 위에 둥둥 떠 있던 고래들도 돌고래가 나타나 인도를 시작하자 얼른 잠수해 돌고래의 뒤를 따라 바다로 헤엄쳐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모코가 해안을 따라 200m쯤 인도함으로써 고래들이 안전하게 큰 바다로 나갈 수 있었다"면서 "자연에서 일어난 일 중에서 이처럼 놀라운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코가 구조를 위해 해안으로 달려올 수 있었던 데 대해 "아마 위험에 처한 고래들이 서로 부르는 소리를 물속에서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끔 바닷가에 나타나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등에 태워주기까지 하며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유명한 모코는 고래들을 구조한 뒤 다시 해안으로 돌아와 사람들과 장난을 치며 놀다 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모래톱에 갇혀 죽을 고비까지 갔던 고래 두 마리는 더 이상 해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마히아 해변에는 길을 잃은 고래들이 1년에 평균 30여 마리씩 올라오고 있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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