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 러시아가 한국 탑승우주인 교체 과정에서 한국의 공식적인 결정 이전에 우주인을 교체해 훈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지난 10일 우주인관리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한국 첫 탑승우주인을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교체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훈련은 이미 3일전인 7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 최초 우주인 교체에 대한 모든 정보와 책임은 전적으로 한국측에 있다"는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공식 입장과는 물론 "탑승우주인 교체에 대한 최종 권한이 우리에게 있다"는 교육과학기술부나 항우연측의 설명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항우연 최기혁 우주인개발단장은 "지난 6일 러시아 현지에서 가진 협의 과정에서 러시아측으로부터 탑승우주인 교체 권고가 있었다"며 "발사가 임박한 시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교체 우주인에 대한 기술적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러시아측에 우주인 훈련의 전권을 맡긴 상황에서 러시아측의 권고를 무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국고 200억여원이 투입되는 국가적인 사업을 공식적인 국내 협의절차 없이 쉽게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않다.
우주인 관리에도 허점을 보여 러시아 현지에 항우연 직원을 파견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9월 고씨가 훈련교재를 한국으로 유출하는 사고가 있었을 때 러시아측의 통보를 받고서야 그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책은 훈련교재와는 상관이 없는 우주장비 관련 책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고씨에게 `우주에서의 과학실험이 주 임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주지시키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면키 어렵다.
특히 탑승우주인으로 결정된 이씨가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탑승하지 못할 경우 우주인 배출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가시지 않고있다.
실제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당장 고 씨와 달리 이 씨가 러시아어를 거의 하지 못해 문제이고 제1 탑승자로 선정됐던 고씨가 이씨보다 더 깊이 있는 심화 훈련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 씨가 심화 훈련 프로그램을 속성으로 이수해야 할 형편"이라고 전했다.
다만 항우연측은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씨가 우주선에 탑승하지 못할 사유가 발생할 것에 대비, 고씨를 예비우주인으로 훈련시키면서 교체 투입될 수 있도록 러시아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항우연 최 단장은 "우주선 발사는 국제우주정거장 스케줄과 연관돼 있어 연기나 무산의 가능성은 없다"며 "탑승우주인을 교체했다 번복한 예가 없고 이소연씨의 훈련상태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할 때 교체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로 한.러 우주협력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소연씨를 통해 한국인 첫 우주인 배출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탑승 우주인 이씨를 비롯해 예비우주인 고씨는 성공적인 우주비행 이후 항공우주연구원 신분으로 유인 우주기술 개발과 관련된 연구 활동과 과학문화의 대중화를 위한 과학홍보 대사 등으로 활동하게 된다.
seokyee@yna.co.kr
(끝)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