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前정권 임기직 인사에 칼 빼드나>

  • 등록 2008.03.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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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조율하에 정리작업 착수할 듯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여권이 정권교체 이후에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전(前) 정권 인사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 태세를 보이고 있다.

유인촌(柳仁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광화문 문화포럼(회장 남시욱)이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한 제80회 아침공론 초청 강연을 통해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특히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나름의 철학과 이념, 자기 스타일과 개성을 가진 분들로 그런 분들이 새 정권이 들어섰는데도 자리를 지키는 것은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뒤집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1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아직도 국정의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하고 있는 김대중.노무현 추종세력들은 정권을 교체시킨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어 그 자리에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정치적 상식과 금도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왜 전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물러나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한 것"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당.청의 조율 하에 신.구 세력 교체를 추진하는 양상이다.

여권이 파악하고 있는 교체 대상은 구 정권에서 임명된 주요 정부직과 공공기관장 등 12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참여정부에서 임명됐으나 법적 임기 보장을 내세워 사퇴하지 않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단행한 외청장 인선 과정에서 모 인사의 경우 곧 임기가 끝나는데도 잔류 의사를 고수, 끝내 인사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산하기관 40여개 가운데 절반 정도가 전 정권 막바지인 지난해 12월을 전후해 기관장들이 임명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퇴) 설득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은 특히 이들 인사가 `4.9 총선'에서 `반(反) 이명박 정부'의 한 축을 형성, 여권의 전열을 흐트러뜨린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총선에서 야당이 한나라당의 과반 저지에 성공할 경우 `목숨 부지'가 가능하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 같은 결과가 빚어질 경우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새 정부의 `순혈성'에도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이를테면 새 살림집에 전 주인 식구들이 함께 살아야 하는 극도의 불편함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여권의 시각이다.

이들에 대한 `정리' 없이는 국정 철학 공유를 통한 체계적인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새 정부는 이에 따라 출범 직후부터 구 세력 교체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기직 인사들을 강압적으로 교체할 경우 부딪힐 수 있는 여론의 역풍에다, 참여 정부에서 자진 사퇴가 아니고서는 임기직 기관장들을 물러나기 어렵게 만든 복잡한 교체 절차 등이 걸림돌이 됐다는 후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 정권 교체 시에는 임기직 인사들이 다들 깨끗하게 물러났으나 참여정부 인사들은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리고 있다"면서 "대못질을 하듯 워낙 촘촘히 포진해 있어 마땅한 대책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참여정부의 경우 청와대 386을 중심으로 전 정권 인사 축출을 위해 온갖 교묘한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h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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