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길 31년 김명춘씨 "계승자 없어 답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상모춤으로 한국에서 중요무형문화재에 해당하는 중국의 국가급무형문화재의 보유자로 지정된 조선족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현재 지린(吉林)성 왕칭(汪淸)현문화관에서 부관장으로 근무하면서 상모춤 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김명춘(51)씨.
그는 지난달 2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문화부가 주최한 '제2기 국가급무형문화재 종목 대표계승인(기능보유자) 명명 및 증서 수여식'에 참석했다.
김씨는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31년간 상모춤을 전승하고 발전시킨 공로가 인정돼 올해 중국 조선족으로는 처음으로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됐다"며 "한민족의 쾌거이며 자랑이다"라고 말했다.
상모돌리기의 북한식 표현인 상모춤은 2005년 중국에서 국가급무형문화재로 등재됐다.
설 야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규모의 공연에 참가한 것은 물론 성(省)급과 국가급 콩쿠르에 나가 수십 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는 김씨는 중국 올림픽조직위원회 초청으로 40일간 베이징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씨가 상모춤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인 스무 살 때. 왕칭현의 과외선전대가 선보인 상모춤에 자석처럼 이끌려 매진한 오늘까지 31년간 외길을 걸었다. 체계적인 이론서를 보거나 선조로부터 가르침을 받으며 상모춤을 배우지는 않았다.
그는 상모도 알루미늄 그릇을 두드려 직접 만들었고, 쇠줄을 얻기 힘들어 자전거 살을 빼내 상모의 물채를 만드는 등 상모춤을 계승하기 위해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김씨는 아직 남북한 어디에도 가보지 못했다. 한민족의 전통춤인 상모춤을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는 "중국의 한족들이 '상모(象毛)'에서 윗 상(上)자를 안 쓰고 코끼리 상자를 쓰는 이유를 물어오는데 뭐라고 답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회만 된다면 남한을 방문해 그 이유를 알고 싶고 다른 이론 공부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제대로 만들어진 상모를 쓰고 공연하는 것이 평생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28m에 달하는 긴 상모를 돌리는 순간만큼 행복했던 적은 없었다"고 말하는 그에게도 고민거리가 있다. 상모춤을 전수하려는 조선족 후계자가 지금까지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예술단에는 31명이 상모춤을 배우고 있는데, 이중 21명이 한족이고, 10명이 조선족"이라며 "젊은이들이 힘든 춤을 습득하기 보다는 한국이나 미국 등으로 외화벌이를 나가는 것을 선호해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후계자를 찾기 위해 옌지(延吉)시까지 원정을 나가기도 했다는 김씨는 "남한의 단체나 독지가가 조선족 상모춤의 전수자들을 위해 상모를 기증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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