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평화헌법 지킴이' 마쓰우라 주교

  • 등록 2008.03.07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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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연대해 일본 헌법 개정 막아야"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세계평화를 지키려면 국제사회가 연대해 일본의 헌법 9조 개정을 막아야 합니다."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 회장이자 '평화헌법' 정신의 골격인 일본 헌법 9조를 지키기 위한 '피스(Peace) 9' 운동의 제창자인 마쓰우라 고로(松浦悟郞.56) 주교는 7일 "일본은 과거 침략전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되돌리기 어려운 역사적 상처를 안겨줬다"며 "이런 잘못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평화헌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마쓰우라 주교는 예수살이공동체(지도신부 박기호)의 초청으로 이날 방한해 중구 정동 품사랑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일본에서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은 걸프전 이후 '국제적 공헌'이라는 명분 아래 본격화했다"면서 "여기에는 미국의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 경제의 가속화에 따른 국가간 빈부 격차는 분쟁과 테러를 낳고, 이런 상황은 강대국들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졌다"면서 "일본은 세계 군사력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돈'을 댔지만 이제는 사람을 포함한 군사력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쓰우라 주교는 "일본은 군비 예산이 세계 5위에 이를 정도로 이미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타국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헌법 9조가 이를 막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유사시에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쪽으로 헌법이 개정되면 세계평화가 위협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화헌법 제정 당시 요시다 수상은 '군사력이 아니라 친구를 만들어 일본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일본은 그동안 타국의 분쟁 지역을 지원하거나 잘못한 과거사에 대해 애매한 표현으로 일관하는 등 이웃나라를 진정한 친구로 만들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쓰우라 주교는 걸프전 무렵부터 일본 내에서 헌법 개정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피스 9' 운동의 씨앗을 마음 속에 키웠고 2002년 '피스 9'을 만들어 평화헌법 지키기 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운동은 3-5명의 회원이 모여 하나의 소모임을 결성한 뒤 헌법 9조의 중요성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소모임을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현재 일본 가톨릭 정의평화협의회 사무처에 등록된 '피스 9' 소모임은 1천60개, 각 소모임에 소속된 회원은 4천여 명에 이른다. 회원들은 지난해 일본 의회에서 통과된 헌법 개정안을 놓고 3년 후 치를 국민투표에서 '개정반대' 의사를 표시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마쓰우라 주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 등이 '9조회'를 통해 평화헌법 지키기 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고, 가톨릭, 불교, 개신교 등 종교계 인사들의 연대활동도 활발하다"며 "이런 시민운동으로 초기에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70%대였으나 요즘은 40%대로 낮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헌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일본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라며 한국 종교.시민단체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
마쓰우라 주교는 11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면서 정진석 추기경을 면담하고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도 방문할 예정이다. 또 예수살이공동체 청년회원들과 '일본헌법 9조와 아시아 평화' 등을 주제로 좌담회와 강연회를 진행하고, 충북 단양에 있는 가톨릭 생활공동체 '산 위의 마을'도 방문한다.
ckch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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