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물갈이폭 50% 상회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공천혁명'을 향한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칼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비리.부정전력자 전원을 예외없이 공천에서 탈락시킨 구조조정의 수위로 볼 때 공천심사 과정에서 현역의원들의 대폭적 물갈이는 불가피한 흐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물갈이 작업은 총선을 앞둔 민심의 풍향에 민감하게 작용해 전체 총선 성적표를 좌우할 것이란 당 안팎의 상황인식이 높아 더욱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당 주변에서는 당초 공심위가 공언한 30% 보다 물갈이 폭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당장 민주당이 이르면 6일 오후 발표할 1차 공천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단수후보 지역이거나 복수후보가 신청했더라도 경합도가 낮은 지역을 포함해 60∼70여 곳이 대상이다.
관심사는 물갈이의 폭. 일단 원칙론을 강조하고 있는 공심위가 의정활동 평가자료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적지 않은 현역 의원들이 1차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높다.
단독으로 신청한 현역의원이 탈락하거나 특별한 경쟁후보가 없는데도 현역의원의 공천이 보류되는 이변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경철 공심위 간사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공천을 신청했다고 무조건 공천되는 것 이 아니고 단수지역이라도 공천되지 않을 수 있다"며 "적격후보만 모신다는 게 기본원칙이다. 국민들이 민주당 후보라는 것만 보고도 두 눈 감고 찍을 수 있는 후보들을 가리기 위해 상당히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물갈이 작업의 화살은 의정활동 평가점수가 낮고 여론 지지도가 떨어지는 의원들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간사는 "최소한 국민들이 의원들의 활동을 보면서 불편하게 느꼈던 분조차도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이 상당히 엄격하다"고 말했다.
당 주변에서는 부정전력자 또는 비리내사를 받고 있거나 정체성과 거취가 불분명했던 의원들이 명단에 들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친노성향 의원들과 386 의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탈락자가 많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쇄신공천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호남지역의 물갈이 폭이다. 전통적 텃밭이라는 지역적 상징성을 감안할 때 호남지역이 어느 정도 물갈이되느냐가 전체 공천쇄신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치적 의미를 의식하고 있는 공심위는 `30% 물갈이 원칙'을 엄격하게 지켜낸다는 입장이다. 박경철 간사는 "일단 호남에서는 예외없이 1차 관문에서 30% 탈락시키는 것이 확실하다"며 "이 부분은 목표치 30%가 아니라 아예 심사대상조차 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앞으로 심층심사 단계를 거칠 경우 물갈이 폭이 50%까지 넘어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남, 전북, 광주지역에서 각각 최소한 3∼4명의 현역의원이 탈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수도권의 물갈이 폭은 호남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불리한 판세 속에서 현실적으로 공천을 신청한 숫자가 많지 않은데다 마땅한 `대타'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론이 작용하고 있다. 박 간사는 "수도권도 목표는 30%로 두되, 안타깝게도 공천 신청자가 그리 많지 않은 한계가 있어 호남처럼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목표를 잡고 할 수는 없다"며 "(30% 물갈이는) 선언적 의미로 봐달라"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물갈이 작업은 초반부터 강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당사자들이 공심위 결정에 불복,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반발하고 있다.
전날 공천에서 탈락된 설훈 전 의원 지지자 15명은 이날 오전 당사 앞으로 몰려와 항의시위를 벌였다. 김대중 전대통령측 박지원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다. 당 일각에서는 `대안없는 쇄신'이라며 총선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공심위의 공천쇄신 작업은 여론의 호응이 매우 높은데다 물갈이 수위에 따라 당의 총선기상도가 좌우될 것이라는 당 내부 상황인식도 뒷받침되고 있어 속도와 강도를 더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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