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초대석> 대북 지원단체 '12년 총장' 이용선씨

  • 등록 2008.03.02 0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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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최대성과는 남북간 심리적 거리감 좁힌 것"
"무상지원 식량은 주민용 옥수수로, 유상지원은 상호주의 적용"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통해 남북간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힌 것이 가장 큰 보람이자 성과다.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에서 국민 저마다의 마음속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자리하던 '얼음벽'을 녹여내는 역할을 해왔다."
대북 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을 10년 넘게 맡아오다 지난달 비상근 운영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용선(李庸瑄.50)씨는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북지원단체 '야전사령관'으로서 남북주민의 '가교역'을 해왔던 경험들을 되새기면서 이런 소회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1996년 가을부터 우리민족서로돕기 사무총장을 맡아 지난달까지 했으니 햇수로 12년째고 40대를 다 바친셈"이라며 "최근 남북관계 변화상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감회로 말문을 열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기획실장과 '꼬마 민주당'으로 불린 통합민주당 청년국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1994년부터 수년간 잇따라 닥친 자연재해로 인한 북한의 참상을 접하고 1996년 6월 창립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대북지원에 첫 발을 디뎠다.
이 위원장은 "당시에 우리 사회에서는 휴전선 넘어 동족들이 죽어가는데도 같은 민족을 돕는 것조차 매우 낯설고 어색한 '레드 플렉스의 시대'였다"면서 "하지만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죽어가는 사람은 살려야 하지 않느냐'는 원초적인 가치를 갖고 운동을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돕기의 첫발은 같은 해 9월 '동해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이 발생하자 "도움을 줬던 양심적 기업인이나 중소기업, 단체들이 많이 떨어져 나갔으며 사회 분위기가 냉각돼 공안정국을 방불케 했다"고 초기부터 겪었던 난관을 소개했다.
이런 시련속에도 이듬해인 1997년초부터 다시 북한의 참상을 국민에게 알리며 북한동포 돕기 참여를 호소한 결과, 그 해 4월 여의도 63빌딩에서 사회 각계인사 1만5천여명이 참석한 '북한돕기 만찬'을 통해 북한에 보낼 중국산 옥수수 13만t을 모은 것을 시작으로 북한돕기운동이 "새 봄"을 맞았다.
이 위원장은 "이후에는 일부 언론사도 캠페인에 동참해 북한 내부 참상을 알리는 등 북한돕기 사회운동이 확산돼 1997년 한해에만 국민 300만~400만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내면서 북한에 대한 사회 의식이 바뀌기 시작했다"면서 "실로 놀라운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꼽았다.
그는 대북지원에 대한 '퍼주기' 논란에 대해서는 "민간부문의 대북지원이 초기에는 식량지원이 대부분이었는데 처음에는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2000년 정상회담 이후에는 정부가 쌀.비료를 지원하는 바람에 민간은 농업.보건.의료부문의 구조적 개발지원에 주력하며 수시로 드나들었기 때문에 모니터링 차원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쌀지원은 차관형식이라는 한계와 북한이 철저한 모니터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좀 더 적극적인 모니터링 노력이 필요하다"며 "무상지원과 유상지원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무상지원은 일반 주민들에게 필요한 옥수수같은 식량으로 하고 유상지원에는 필요한 조건을 붙여 상호주의를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방북 횟수만도 100차례가 넘는 대북지원 베테랑 답게 최근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방북과정에서 잘못 굳어진 관행과 북측이 고쳐야 할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대북지원 활동가들이 북측 사람들과 오래 자주 만나다 보니 '손님' 대접을 받는 의미도 있지만 식사의 경우는 돈을 우리가 내면서도 너무 과하게 차려진 음식을 먹게 되는 등 잘못된 기풍이 자리잡혀 있다"며 "작은 일이지만 앞으로는 서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북측의 경우는 의사결정이 너무 중층적이고 협상에도 책임자가 나오지 않고 실무자가 나와 도무지 일이 될 건지 안될 건 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북측이 의사결정 시스템을 간소화 하고 밑으로 권한을 많이 내려보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북지원 관련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대해 "정부 기금이 민간지원에 참여하는 규모는 계속 커져야 한다"면서도 "정부가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은 당연하며 투명성은 물론 재정 투입의 적절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대북지원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는 매우 경협(경제협력)적 관점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경협은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경협부문은 충분히 따지더라도 인도적 지원문제는 '대북 사회개발협력기구'같은 집행기구를 만들어 단순지원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인 개발협력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2선'으로 물러난 뒤 "정치할 생각은 없느냐"라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치면서 "우리민족서로돕기가 인도주의적 차원을 넘어 남북관계 발전에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아직 내가 할 일이 많다"고 말해 사회운동가로서 지속적인 활동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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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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