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 원세훈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은 29일 "행정안전부에 과거처럼 (다른 부처와 지방정부에 대해) 간섭하고 통제하려던 행태와 마인드가 남아있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히고 "다른 부처와 지방정부가 국민을 잘 섬길 수 있도록 궂은 일은 도맡아서 한다는 자세로 '정부 서무부처'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면서 "특히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현장에 바탕을 둔 실용적 정책을 만들고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가 선진화의 기틀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업무추진 방향에 대해 "먼저 작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큰 정부는 필연적으로 규제를 낳고 규제는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만큼 정부가 하고 있는 일들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지방과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과감히 넘겨야 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를 위해 공직사회에 실용.경쟁.성과의 문화와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앙권한의 실질적인 이양을 통해 지금보다 지방의 권한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원 장관은 "기업들이 지방을 찾아가도록, 그리고 지방정부가 기업유치에 보다 많은 노력을 쏟도록 교부세 등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인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해소시키는 일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오후 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퇴임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국무위원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당분간 무임소 장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행정안전 부내에서는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원 장관이 취임사에서 간섭.통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함에 따라 앞으로 부처의 업무 형태가 `지원부처' 형태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행안부 1, 2차관 인사에서 예상을 깨고 과거 총무처 출신 관료들이 두 자리를 모두 차지하게 됨에 따라 지방행정과 자치를 담당하는 옛 내무부 출신 공무원들 내에서는 "행안부의 지방행정 기능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장.차관 인사가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그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털고 새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면서 "신임 장관이 과거 행태의 과감한 정리를 주문한 만큼 행안부의 업무 관행도 실용주의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1, 2차관 인사에서 지역안배 등 연고문제에 신경쓰다 보니 옛내무부 출신 관료가 차관직에 임명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지방정부에 대한 규제와 간섭을 버려야 하지만 내무 조직이 홀대받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취임과 함께 박종천(55) 전 서울시 기획담당관을 수행비서관으로, 조이제(48) 전 서울시 경쟁력정책담당관을 행정비서관으로 각각 임명했다.
박 수행비서관은 통상 장관 수행비서관들이 30대 초반의 사무관 출신이 맡아왔다는 관행을 감안할 때 다소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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