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통일, 황지우 詩로 작별인사>

  • 등록 2008.02.29 1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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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방치해선 안될 것"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중략)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참여정부 마지막 통일장관인 이재정 장관이 29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황지우 시인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낭송하며 15개월여 고락을 함께한 직원들과 마지막 정을 나눴다.

부서 폐지 위기와 정부중앙청사 화재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조직개편에 따를 `인사폭풍' 앞에 긴장하고 있는 통일부 직원들이 예기치 않게 시를 감상하게 된 것.

이 장관은 시 낭송에 앞서 최근 청사 화재 진화로 집무실이 물세례를 받은 일을 떠올리면서 "2006년 12월 취임때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란 표현을 썼는데 혹독한 물벼락을 맞고서 시민으로 돌아간다"고 운을 떼 좌중을 웃겼다.

그는 이어 "남과 북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통일부는 당당히 일관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분단 60년을 넘어 새 통일의 역사로 전환해 나갈 역사적 시점에 평화의 길.통일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앞서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임사를 통해서는 새 정부를 향한 듯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대북 화해협력정책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역대 정부 대북정책의 진화의 산물"이라며 "남북관계가 이제 막 줄기를 뻗고 잎이 돋고 있는데,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해서 방치하거나 혹은 나무를 잘라버리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지금껏 이룬 남북관계의 진전들이 보기에 따라서는 기대에 못 미치거나,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의 성과가 추가적인 진전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세기가 넘는 냉전을 거치면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실천을 통한 신뢰조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보다 많이 만나고, 계속해서 대화하며, 협력의 범위를 점차 넓혀 가면서 조금씩 신뢰의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밖에서 알아 주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자"면서 "지키고자 하는 분명한 가치와 지향하고자 하는 명확한 방향이 있고, 그것이 매우 소중한 것이기에 그간의 우여곡절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장관은 3월부터 정.관계에 몸담기 전에 재직하던 성공회대학교의 신학과 교수로 돌아가 학부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 및 연구활동을 할 예정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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