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원 10년…그 성과와 과제>

  • 등록 2008.02.29 0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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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우리나라에서 전문법원으로는 처음으로 문을 연 행정법원이 오는 3월1일로 개원 10주년을 맞이한다.

행정법원은 지난 10년간 국민의 권익 구제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전문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행정법원 10년사 = 1993년 사법제도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인사로 구성된 사법제도발전위원회가 발족돼 법원조직법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5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8년 3월 서울행정법원이 전국에서는 유일한 행정사건 전문법원으로 개원했고, 지방법원에는 합의부에 행정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가 신설됐다.

이에 따라 행정소송의 심급구조에 일대 변화가 생겼다.

이전에는 행정기관의 위법성을 따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쳐야 했고 (행정심판 전치주의), 소송을 위해서는 곧바로 고등법원을 거친 뒤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하는 2심제였다.

그러나 행정법원이 생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행정기관을 상대로 한 소송은 2심제에서 3심제로 개선됐다.

작년 한해 서울행정법원에 접수된 건수는 6천500여건으로 전국적으로는 1만여건을 훨씨 웃도는 행정 사건이 접수됐다.

국민의 권리 구제 기관으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국민 권익 구제 한차원 올려 = 행정법원이 지난 10년간 국민의 권익을 구제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행정기관의 `처분'은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행정기관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불경죄'나 다름 없었고, 국민들이 소송을 한다는 인식도 부족했다.

그러나 행정법원이 생겨나면서 행정작용의 위법성이 있을 때 소송을 낼 수 있다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돼 소송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법원에서 국민들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 이어지면서 행정기관의 일방적 `통보'에 제동을 걸었다.

비록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긴 했지만, 새만금 사업에 대해 행정법원에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특히, 행정소송의 사업을 좁은 의미의 `처분'으로만 받아들이던 과거에서 벗어나 그 대상을 확대했고 소송을 낼 수 당사자의 범위도 크게 확대됐다.

일반 행정을 비롯해 조세 특히 서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동ㆍ산재에 대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고, 국공립대학의 교수재임용거부의 처분성이 인정되기도 했다.

서울의 한 대학 교수는 "행정법원의 전통은 일부에서 얘기하는 `잃어버린 10년'과 그 맥을 같이 하지만 법치주의 관점에서 보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할 수 없다. 힘으로 밀어부치던 시대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법치주의가 피부에 와닿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전문성 확대ㆍ적극적 판결 과제 = 행정법원이 그동안 전문법원으로서 다른 일반 법원보다 전문성을 높여왔지만 전문 법관을 양성하는 등 전문화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행정법원의 한 판사는 "현재의 법원 인사시스템은 판사들이 법원을 일정기간이 지나면 옮겨 다녀야 하지만 행정법원의 특성상 일부 법관이라도 전문 법관으로 양성해 행정사건을 전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판사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준근 경희대 법대 교수는 "행정법원은 서울밖에 없고, 지방법원은 재판부에만 할당되기 때문에 전문성이 없다. 행정법원을 전국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전문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행정법원이 아직 사법 소극적 경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유환 이화여대 법대 교수는 "행정법원의 그동안의 역할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국민 권익 보호에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를 위해 신축성있게 소송 요건을 인정하고, 정책적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는 등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민사 소송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소송도 행정법원으로 이관될 수 있도록 현재 계류중인 행정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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