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현직 총리 장관들, 미군 고문행위 알았을 것"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 미국과 핵심 동맹국 영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시작한 이후 두 나라 주민들을 체포 구금하기 위한 비밀조직을 비밀작전 부대를 운영해 왔으며 미군이 현지인들을 고문한 사실을 영국 정부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5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작년 초까지 영국 육군 공수특전단(SAS) 소속으로 이라크에서 복무한 벤 그리핀(29)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영국 내 반(反) 이라크전 단체 '전쟁중단 동맹' 주최로 열린 회견에서 그리핀은 "미-영 비밀작전 부대의 임무는 아프간과 이라크인 수백 명을 체포해 가두는 것이었다"면서 "이라크에서 근무하는 기간 내내 영국군이 미군에 인도한 현지 민간인들이 고문 받을 것이라는 데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고 실제 내가 억류한 현지인들은 미군에 넘겨져 고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이어 "영국군은 이 비밀 작전에 깊숙이 개입했으며 SAS 등 특수부대는 이 조직의 지휘 통제를 받았다"면서 "전현직 총리인 블레어와 브라운, 잭 스트로 법무, 데스 브라운 국방, 데이비드 밀리밴드 외무, 마거릿 베켓 전 외무, 제프 훈 전 국방 등 지난 5년 간 관련부처 장관을 지낸 이들은 이 사실을 반드시 알고 있을 것이며 작전 내용에 대한 보고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역 후 제네바 협정과 유엔 고문방지 협약의 내용을 알고 나서야 비로소 영국군이 이라크에서 이들 협약을 얼마나 심하게 위반했는지 깨달았다"면서 "전.현직 영국 총리와 관련 장관들에게는 국제협약 위반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덕적 사유로 전역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리핀은 또 영국 정부가 쿠바 관타나모 소재 미 해군기지 내 수용소 폐쇄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도 민간인이 고문 받고 아무런 혐의도 없이 무기한 수감되는 이라크와 아프간 내 비밀 억류시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수위를 높였다.
영국 외무부는 그리핀의 회견내용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rj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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