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첫날 4강외교..의미와 전망>(종합)

  • 등록 2008.02.25 2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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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취임식 무대를 '4강 외교'에 대한 의지를 과시하는 자리로 십분 활용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이 끝난 직후 자리를 청와대로 옮겨 축하사절단으로 방한한 일본과 중국, 러시아, 미국의 정상급 인사들을 차례로 만났다.

취임과 함께 국제 외교무대에 정식 데뷔한 이 대통령은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는 한미 동맹 강화와 아시아 외교의 격상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했다는게 외교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일 관계 '복원' =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 첫 파트너는 후쿠다 야스오 (福田康夫) 일본 총리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 서먹서먹해진 양국관계를 복원하려는 듯 두 정상은 '셔틀 정상외교'의 재개 등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양국간 투자 활성화와 경제계의 협력 강화를 위한 민간 협의체 구성과 양국 경제각료 회의의 복원에 합의했으며 4월 중 성사될 이 대통령의 방일과 올 하반기 후쿠다 총리의 답방 계획을 추진키로 하는 등 양국 관계를 정상화 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개략적인 외교 일정만 감안해도 두 정상은 이날 첫 만남 이후에도 4월 이 대통령의 방일, 하반기의 후쿠다 총리 방한, 7월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8개국) 정상회의, 8월 베이징 올림픽,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그리고 11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가을에 열리는 유엔 총회 등 각종 외교이벤트 등을 통해 수시로 만나게 된다. 명실공히 '셔틀 정상외교'가 복원되는 셈이다.

특히 두 정상이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해 6자 회담에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의미있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일본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이유로 6자회담의 진전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향후 일본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양국 정상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에 문제가 생기면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에 후쿠다 총리는 "과거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으로 잘 헤아릴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한.일 정상회담이 취임식 직후에 잡힌 것은 이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만큼 양국관계의 '복원'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는 의미로, 향후 한일 관계가 밝아질 것이란 전망을 갖게 했다.

◇ 중국과 전략적 관계 격상의지 확인 = 이 대통령의 두번째 외교일정은 중국의 축하사절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이었다. 중국 외교부장을 오래지냈고 현재도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탕 국무위원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친서를 이 대통령에 전달했다.

후 주석은 친서에서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에 취임하신 것을 축하하며 인사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한국과 중국은 양국관계의 새 출발점에 서 있다. 오늘을 계기로 과거를 개선하고 미래를 개척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올들어 몇차례 강조한 한국과의 관계 격상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당선 축하를 위해 지난달 14일 후 주석의 특사로 방한했던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은 당시 이명박 당선인을 예방한 자리에서 후 주석의 '초청의사'를 전달하면서 한국과의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자는 뜻도 함께 전한 바 있다.

사실 현재 '전면적인 협력 동반자관계'인 한.중 관계가 한 단계 격상된다면 최고 외교 단계를 뜻하는 '전략적'인 관계가 된다. 중국이 외교관계에서 `전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국가는 현재로선 러시아와 일본밖에 없다.

이 대통령도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을 방문하고 후진타오 주석도 한국에 오셔서 양국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한미 동맹 강화'를 강조하면서 중국 내부에서 한중 관계 '소외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날 접견은 이런 일각의 우려를 씻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이 6자회담의 약속을 이행하도록 중국 정부가 역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과 탕 위원은 양국관계의 격상을 위해 에너지, 환경, 물류 등의 분야는 물론 인문과학 분야까지 교류 폭을 넓히고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오는 8월 베이징(北京) 올림픽과 10월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이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 자원외교-러시아 존재감 확인= 이 대통령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의 외교일정을 소화했다. 빅토르 주프코프 러시아 총리와 만나 자원 외교를 포함한 양국 우호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총리급 인사의 취임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대통령 취임으로 양국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는 러시아측의 기대감이 느껴진다는게 외교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대통령은 과거 최고경영자(CEO) 시절부터 극동지역을 포함해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와의 '자원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러시아는 앞으로 자원 공동개발 등 실천력있는 자원외교를 추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임기(5월) 안에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성사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5월 퇴임한다고는 하지만 퇴임 후 총리를 맡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서 보듯 그가 명실상부한 러시아 최고 실권자라는 점에서 그와의 관계 강화가 주는 효과는 적지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미 동맹 강화 재확인 = 이 대통령은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하는 것으로 4강 외교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미 동맹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이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과 회담을 통해 4월 중순 미국 방문과 함께 북핵 문제, FTA 조기 비준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장기 교착에 빠진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 등에 대한 협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우선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좋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그동안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이지만 강력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라이스 장관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라이스 장관은 아울러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축하인사와 함께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초청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굳건한 한미관계를 보여주는 성공적인 행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동맹의 창조적 발전과 신뢰기반 강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긴밀한 한미공조를 기반으로 비핵화를 최우선 원칙으로 하고 실용주의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라이스 장관은 "한미양국은 6자회담의 틀 안에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은 한미 관계 강화에 호응하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특히 최대 현안인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그동안 해온 것과 같은 맥락에서 앞으로도 한국과 보조를 맞춰나가겠다는 제안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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