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최후의 만찬'..이임 환송연>

  • 등록 2008.02.24 23: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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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수용해야 민주주의..협력할 것은 협력"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4일 현직 국무위원 간담회, 참여정부 전.현직 장.차관급 공직자 만찬을 잇따라 가지면서 임기 마지막날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30분 평소 국무회의가 열리는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 한복 차림의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참석한 국무위원들이 대부분 돌아가면서 퇴임 소회를 밝혀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주로 참여정부 평가, 대통령과의 에피소드, 개인적 소회 등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민주주의가 이뤄진다고 항상 얘기해왔다"고 상기한 뒤 "정권교체는 자연스러운 정치적 현실이다.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 하지만 지켜야 할 가치는 지켜야 한다"며 정권교체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심경을 피력했다. 또 "다음 정부가 하는 일을 냉정하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산간지역은 물론 평지에서도 강은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는 않는다. 굽이치고 좌우 물길을 바꾸면서 흐른다. 세상 사는 이치가 그런 것 같다"면서 "그러나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나라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격려말을 했고, 정부조직개편과정에서 해양수산부를 지키지 못한데 대한 미안함도 표현했고, 교육부에 대해서는 로스쿨과 관련해 "끝까지 홍역을 치렀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어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노 대통령 이임 환송연에서는 참여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전.현직 장차관급 공직자 230여 명이 참석했다. 만찬장 좌우 벽면에는 '참여정부 5년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환송연' 이라는 글귀가 쓰인 대형 내림막이 내걸렸다.

만찬에는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윤덕홍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오명 전 과학기술부총리, 고영구 김승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참석, 헤드 테이블에 자리를 함께 했다.

참여정부 내각에 몸담았던 인사 대부분이 참석했고, 차기 정부 국정원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김성호 전 법무장관, 김종빈 전 검찰총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고 건 전 총리와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정동영 전 통일,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불참했다. 또 이헌재 경제부총리, 안병영, 김신일 전 교육부총리,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 허준영 전 경찰청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지난 5년을 회고하며 "진정으로 여러분들께 미안함이 있고 감사함이 있다"며 "5년 내내 풍파가 많았다. 여러분들도 부담이 많았다. 여대(與大)를 만들지 못해 장관이나 여러분들이 일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지 못해서 미안하다. 취재관행을 바꾸는 과정도 잘 감당해주었다"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도 공격받는 자리였다"며 "여러분들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가치의 어느 한 편에 서 있는 참여정부에서 일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때로는 본인의 의사와 맞지 않아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일도 있었고, 또 여러분들이 전선에 서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부모 자식 혈연 다음에는 한 시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했던 인연도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며 "특별한 일이 없다면 뜻을 같이 했던 지난날 인연들은 앞으로도 같이 가져가보자. 이제까지 가져왔던 자기 가치를 하루 아침에 부정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덕수 총리는 송별사에서 "노 대통령께서는 오직 나라의 장래를 내다보며 참으로 의미있는 한걸음 한걸음을 걸어왔다. 어떤 정치인이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이렇게 외롭고도 힘든 일을 오로지 국민과 미래만을 바라보며 할 수 있겠느냐"고 칭송한 뒤 "참여정부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을 일생의 영광이자 큰 보람으로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건배사에서 "망망대해, 어려웠던 환경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거함을 잘 이끌어오셨다", "5년의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무사히 닻을 내린다"고 평가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노 대통령을 모시고 세찬 시류를 뚫고 언제나 당당하게 일했다. 그렇게 일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시류에 타협하지 않고, 언제나 불의를 없애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바보 노무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들이 선 자리에서 할 말을 다하지 못하고, 우리가 방패막이 되어야 할 곳에서 방패막이 되지 못해 대통령께 너무나 많은 화살이 돌아간 것에 대해 새삼스럽게 마음이 아프다"고도 술회했다.

만찬에서는 김우식 부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춘희 건교부 차관, 최영희 청소년위원장 4명이 대표로 소회를 밝혔고, 5년 전 취임식때 축가를 불렀던 국민대 김향란 교수와 추계예술대 김영환 교수가 송가를 불렀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만찬은 1시간 이상을 넘겼고, 자리를 파할 때 노 대통령은 테이블을 돌면서 참석자 전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노 대통령 내외는 이날 밤 청와대 관저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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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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