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모호필름)에는 ‘싸이보그의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자기가 싸이보그라고 생각하는 영군(임수정 분)이 그토록 경계하는 ‘칠거지악’은 과연 무엇일까? 전혀 새로운 의미로 등장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속 ‘칠거지악’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통상 말하는 칠거지악(七去之惡)은 조선시대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 되었던 일곱 가지 허물을 뜻하는 말. 시부모에게 불손함, 자식이 없음, 행실이 음탕함, 투기함, 몹쓸 병을 지님, 말이 지나치게 많음, 도둑질을 함이다.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 등장하는 칠거지악은 싸이보그로서 가져서는 안 될 7가지 감정을 뜻하는 말. 동정심 금지, 슬픔에 잠기는 것 금지, 죄책감 금지, 망설임 금지, 쓸데없는 공상 금지, 설레임 금지, 감사하는 마음 금지 등 7가지가 그에 해당한다. 극중 영군(임수정)은 늘 청취하는 라디오를 통해 싸이보그로서 가져서는 안 될 감정 ‘칠거지악(七去之惡)’을 전달받고 그 감정들을 경계하려고 애쓰지만, 그녀를 이해하는 단 한 사람 일순(정지훈)을 만나면서 설레임, 감사하는 마음 등을 느끼게 된다. 이 같은 칠거지악은 미술팀에서 공들여 준비한 일러스트를 통해 소개되는데, 독특한 칠거지악 그림이 본편 중간중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사랑을 느끼고 변해가는 영군의 감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하며 시선을 잡아 끈다. 관객들은 지극히 인간적인 싸이보그의 칠거지악 앞에서 힘겨워하는 영군의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해석을 내리고 있다. 이처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싸이보그의 칠거지악(七去之惡)은 역설적으로 인간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지극히 정상적인 7가지 감정을 말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엉뚱한 상상과 공상이 가득한 신세계 정신병원. 자기가 싸이보그라고 착각하는 영군(임수정)과 그녀가 싸이보그여도 괜찮다는 일순(정지훈)의 사랑을 그린 일종의 로맨틱 코미디. 놀라운 상상, 유쾌한 재미가 가득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침체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 넣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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