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연합뉴스) 진규수 기자 = 스노보드 경력이 1년도 채 안된 산골 여중생이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대학부에 육박하는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해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20일 열린 동계체전 스노보드 여중부 알파인대회전에서 1.2차시기 합계 1분54초16으로 금메달을 따낸 이정은(15.둔내중학교).
이정은의 이 기록은 같은 코스에서 같은 조건으로 경기를 치른 여자 대학.일반부에서는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1일 프리스타일 하프파이프에서는 연습 부족으로 4위에 그쳤지만 주종목인 알파인 성적만으로도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이정은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가 스노보드를 처음 탄 지 1년도 안된 `초보' 딱지를 겨우 뗀 선수라는 점.
강원 횡성군 둔내면의 산자락에서 자란 이정은은 둔내고 스노보드 선수인 언니 이지혜(16)를 따라 지난해 스노보드에 입문해 본격적인 연습을 한 기간은 3개월이 전부다. 지난해 전국체전 여중부 우승자인 언니 역시 기량이 뛰어나 올해 자매 동반 입상도 가능했지만 언니는 지난 1월 연습 도중 다리가 부러져 출전을 포기했다.
스노보드 선수들 대부분이 일찍 운동에 입문해 여름에는 전지 훈련을 통해 기량을 늘리는 것과는 달리 이정은은 전지훈련 경험도 없이 짧은 연습만으로 이같은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타까운 것은 부모님이 농사를 짓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여름전훈 등 투자가 많이 필요한 스노보드 선수로 계속 활동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는 것.
그러나 안정적인 환경에서 꾸준히 연습을 하게 된다면 여자 스노보드의 간판인 신다혜(20.연세대)의 뒤를 잇는 대형 선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둔내중 이선재 코치는 "스노보드에 입문한 기간이 짧아 기술적인 부분들을 다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좋은 성적을 거둬 놀랐다"며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재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하면 대성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이정은도 "배운대로 탔을 뿐인데 성적이 잘 나와서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 신다혜 언니처럼 좋은 선수가 돼서 국가 대표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nicemas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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