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도층인사에서 장애인까지 온국민 참여
`자원봉사승리기념관' 건립해 업적 기리기로
(태안=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태안을 찾은 '100만 자원봉사자'들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 준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 떠 있던 허베이 스피리트호에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70여일만인 21일 방제.복구작업을 위해 태안 등 기름피해를 입은 서해안 6개 시.군을 찾은 자원봉사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30만의 기적'으로 불리는 일본 후쿠이현 기름유출사고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 수와 비교해도 무려 3배가 훨씬 넘는 기록이다.
또 송년.신년 모임 등 연말연시를 떠들썩하고 흥청망청 보냈던 가족과 직장인들이 사고현장을 찾아 땀흘리며 봉사하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문화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그동안 태안 등 서해안을 찾은 자원봉사자는 사고 발생 열흘 만인 지난해 12월 16일 10만명을 돌파한 뒤 3일-4일 간격으로 10만명씩 증가해 16일만인 지난해 12월 22일 30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지난해 12월 27일에는 3만8천875명이 태안을 찾아 하루 최대인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같은달 29일에는 50만명을 넘어섰고, 새해 들어서도 평일 6천여명이, 주말과 휴일에는 1만여명이 끊임없이 '기름 낀'서해안을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100만 자원봉사자' 가운데 이봉전(66.서울 강서구)씨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무려 48일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서 자원봉사를 벌여 가장 많이 참여한 자원봉사자로 기록됐다.
최민지(26.여.서울 송파구)씨는 지난달 11일부터 현재까지 40일간 천리포 해수욕장 인근에서 기름띠를 제거하고 있으며 이성우(27.대전 중구)씨도 모두 34일간 소원면 모항리 일원에서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민.사회.종교단체와 대전.수원.인천 등 일선 자치단체들의 활약도 빛이 났다.
기름유출사고 발생 직후인 지난해 12월 14일 발족한 한국교회봉사단의 경우 지금까지 모두 7만3천여명의 회원들이 사고현장을 찾아 자원봉사활동을 벌였으며, 대한전문건설업협회도 사고 발생직후부터 지난 13일까지 각종 방제장비를 지원하는 한편 1천900명의 회원들이 직접 방제활동에 참여했다.
'사랑의 밥차'와 '희망연대' 소속 회원들도 구례포와 개목항에서 모두 22만1천여명에게 급식봉사를 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급식을 책임졌으며, '예수사랑선교회' 등 22개 단체도 사고 발생 직후부터 적게는 하루 400명에서 많게는 4천500명분의 급식을 추위에 고생하는 봉사자들에게 제공해 오고 있다.
대한 안마사협회 소속 시각장애인 안마사 200여명도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시름중인 태안 주민들을 위해 노인정 등을 돌며 안마봉사활동을 펼쳤으며, 결혼이주여성과 유명 연예인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태안을 찾아 국가적 재앙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았다.
수원시는 지난해 12월12일부터 태안군 원북면 구례포해수욕장과 소원면 의항리 십리포 주변에 매일 100명-200명의 자원봉사자를 투입해 현재까지 모두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를 지원했으며, 방제복과 장화, 흡착포 등 도구를 자체조달하고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남다른 '태안사랑'을 보여줬다.
대전시는 피해복구지원단을 구성해 지난 1일까지 매일 120명씩 모두 3천여명의 방제 봉사인력을 지원했으며, 인천시도 지금까지 연인원 1만2천여명의 자원봉사 인력을 이원면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 투입하고 1억5천만원의 예산을 긴급지원하는 등 태안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함께 소설가 황석영씨는 2천만원의 성금을 기탁했으며, 한 40대 재소자의 경우 '우표를 현금으로 바꿔 태안 자원봉사자들에게 장갑을 사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1천750원짜리 우표 30장(5만3천원 상당)을 보내오는 등 모두 345억원의 성금이 충남도와 태안군에 답지했다.
이처럼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줄을 잇자 한국환경기자클럽은 최악의 기름오염사고 현장에서 초기 방제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사고현장의 자원봉사자를 올해의 환경인으로 선정키도 했다.
100만번째 자원봉사자로 선정된 인천항만공사 외항운항팀 소속 박무동(48)씨는 "인증패를 받게될 줄 몰랐다. 태안을 다녀간 100만 자원봉사자들이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 준 것 같아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방제작업이 빨리 완료돼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 태안지역 수산물을 회피하는 분위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태안 등 서해안 복구의 '일등공신'인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오는 2009년 열리는 안면도 꽃 박람회 입장료를 비롯해 일정기간 안면도 휴양림과 천리포 수목원, 주요 해수욕장의 입장료를 할인해주기로 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도는 또 국민들의 자원봉사에 대한 열정과 문화를 국내외에 소개하는 자원봉사활동 홍보 프로그램을 제작.배부하는 한편 오는 7월에는 서울에서 방제복구작업을 벌인 자원봉사자들을 초대해 '어울림 한마당'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사랑의 인간띠가 이어지면서 기름 범벅이던 백사장이 한달만에 뽀얀 속살을 드러내는 `서해안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충남도는 유류오염 피해극복 및 자원봉사 승리기념관을 건립해 자원봉사자들의 빛나는 업적을 역사속에 영원히 기록하겠다"고 말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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