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미녀는 괴로워’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배우 김아중이 전속계약 위반사항에 대해 소속사인 하하엔터테인먼트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아중의 소속사 하하엔터테인먼트는 김아중이 전속계약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여걸식스’ ,’섹션TV연예통신’등 방송활동과 ‘카리스마 탈출기’ ‘조폭마누라3’등에 출연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영(본명 유현영)은 전 소속사인 더스팍스인터내셔널로부터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금 32억원중 10억원에 대한 청구소송을 당했다.

또 ‘휠릴리’, ‘그레이스’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가수 이수영도 연예기획사 리쿠드엔터테인먼트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리쿠드엔터테인먼트 역시 이수영에 대해 일방적 계약해지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27억여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들어 연예인들의 전속계약에 관한 법적분쟁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연예인들과 소속사간의 법적분쟁을 들여다 보면 서로 주장이 상반되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전속계약 위반의 진실은 어디에

먼저 현영의 경우 전소속사가 이의를 제기하기 앞서 현영측이 먼저 소송을 제기했다. 현영은 전소속사에 대해 자신의 연예활동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5억여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이에 전소속사인 더스팍스인터내셔널이 현영에 대해 전속계약 위반을 이유로 32억원중 1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한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가수 이수영 역시 당시 소속사인 리쿠드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음반 판매수익을 나누지 않았고 매니지먼트를 불성실하게 이행했다는 이유로 전 소속사를 고소했지만 리쿠드엔터테인먼트는 오히려 이수영측이 부당한 이유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매니지먼트를 거부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예인과 매니지먼트는 공생과 공존의 관계다. 서로 반목하면 그 즉시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 바로 연예인과 매니지먼트다. 이러한 측면에서 연예인이 매니지먼트를 처음 시작할때의 감정이나 상황이 크게 달라져 경제적, 감정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돈’이다.

회사는 신인연예인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홍보, 마케팅, 제작, 매니지먼트등의 제반사항에 거의 모든 권한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신인연예인이 스타로 부상하기 시작하면 주위의 환경이 급변하면서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회사에 대해 좋은 감정만 생길수는 없다. 또한 자신의 스타성을 인정하고 더많은 수익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다른 회사들의 유혹을 못본척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국내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신인의 스타성이 검증되면 이를 스타에 대한 ‘대우’보다는 회사의 ‘기회’로 보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더욱 많은 스케쥴과 홍보활동이 이어지게 되고 무리한 활동으로 인한 감정문제가 시작되기도 한다. 또 검증된 스타성을 이용해 하루빨리 수익을 만들려는 회사 구조와 어렵사리 올라온 스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연예인의 노력이 서로 상충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즉 소속사는 ‘널 얼마나 힘들게 키웠는데 이럴수 있냐’의 감정이 생기고 스타는 ‘나도 그동안 힘들었고 노력했다.는 감정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들이 계약기간이 끝나서 당시 소속사와 재계약을 할 경우 ‘의리파’니 ‘돈보다 사람’이니 하는 기사들이 어김없이 보도되지만 연예인들에게 전속계약이란 사실상의 ‘X파일’에 속하는 비밀이기 때문에 어떠한 조건이 제시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연예인과 소속사간의 전속계약이라는 것이 이렇듯 거의 모든 면에서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전속계약 위반에 대한 분쟁에서 어느쪽이 진실인지는 당사자들만이 알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 사이에 ‘돈’과 관련한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감정적이 되고 복잡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연예산업이 산업화의 길목에서 이처럼 전속계약제의 약점을 스스로 노출한 결과로 무엇보다 투명하게 운영해야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 홍보이사는 “스타시장의 규모나 콘텐츠의 질적 수준을 봤을 때 기존보다 산업화에 부응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약이나 수익면에서 아직까지 폐쇄적인 분위기라 각자 알아서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표면적으로 무어라 할수 없는 뭔가가 부족한 것이 지금의 연예계다”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으로 국내 매니지먼트가 빠른 산업화에 비해 무언가 아쉽다는 뜻을 내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