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요원-헬기, 비상대기차 복귀
`민간병원 이용 안됐나' `바로 복귀해야 했나' 아쉬움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20일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에서 추락한 UH-1H 헬기에 탑승했다가 희생된 장병 7명은 해당 부대에서 비상대기요원으로 명령이 나 있었기 때문에 신속히 근무지로 복귀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국군철정병원 소속 군의관과 간호장교, 의무병은 의무실 당직자들이었고 204항공대대 소속 UH-1H 헬기와 조종사, 부조종사, 승무원은 혹한기 훈련을 위한 긴급 대기반으로 편성됐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야간비행을 해서라도 해당 부대로 빨리 복귀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 투철한 군인정신 = 육군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국군수도병원까지 응급환자를 이송한 뒤 철정병원으로 이동해 군의관, 간호장교, 의무병을 내려주고 홍천기지로 복귀하도록 되어 있었다.
철정병원 소속의 정재훈(군의관.33) 대위, 선효선(간호장교.28) 대위, 김범진(의무병.22) 상병이 19일 밤 당직 의료요원들로 명령이 나 있어 밤새 근무지를 지켜야 했기 때문.
또 204 항공대대 소속의 신기용(조종사.44) 준위, 황갑주(부조종사.35) 준위, 최낙경(승무원.22) 상병, 이세인(승무원.21) 일병 등도 혹한기 훈련을 위한 긴급대기 전력으로 근무지를 오래도록 비워둘 수 없었다.
군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사고 헬기가 칠흑같이 어두운 밤 임에도 불구하고 복귀를 위해 야간비행에 나섰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당직 군의요원이나 긴급대기 중인 헬기 모두 소속 부대로 신속히 복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결국 순직자들이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한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그들이 수행했던 임무는 부상한 병사를 돌보기 위한 의로운 일이었고 다른 사람을 살리려다 자신들이 희생된 것"이라며 "용감한 전우들을 잃게 돼 슬프다"고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시했다.
벨 사령관은 또 "어떤 것으로도 우리의 슬픔을 표할 길이 없다. 나라를 위해 충성스럽고 헌신적인 봉사를 하다 자신의 삶을 바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함으로써 유족들의 슬픔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아쉬움 남기는 대목 = 우선 사고가 칠흑같이 어두운 한 밤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뇌출혈을 일으킨 윤모(22) 상병을 차량을 이용해 원주 등 인근 도시의 민간병원으로 이송할 수 없었는 지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군단급 병원에서 치료 및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환자수용능력이 초과할 경우 군 종합병원이라 할 수 있는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기본 관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운송 수단이 없는 등 사정이 급할 경우 인근 민간병원으로 옮길 수도 있지만 철정병원은 인제와 홍천 가운데 부근에 있어 인근에 적당한 민간병원도 없었고 인근 홍천기지에 대기중인 헬기가 있었다"며 "특별한 기상 악화에 대한 사전 예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철정병원의 당직 군의관이었던 정 대위 등은 윤 상병이 뇌출혈 증세를 보이는 등 수술이 급박한 상황에서 군의 기본적 관례에 따라 인근 항공부대에 협조를 구해 윤 상병을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한 뒤 변을 당한 것이다.
이와 함께 정 대위 등이 수도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하룻밤을 묵은 뒤 돌아갈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게다가 사고 발생 시각은 현재 새벽 1시10분께로, 당시 사고 지역에는 용문산 정상 부분의 운무로 인해 국지적으로 기상이 악화됐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육군은 전하고 있다. 사고 지점인 양평 용문산 일대는 평소에도 헬기 조종사들이 비행을 꺼리는 험한 지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육군 관계자는 "정 대위와 선 대위, 김 상병 등은 당직근무를 서고 있어서 바로 부대로 복귀하려 했을 것"이라며 "신 준위 등 204항공대대의 장병들도 부대가 혹한기 훈련 중이어서 임무를 마치고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204항공대대는 홍천기지 인근에서 혹한기 훈련 중이었다. 홍천기지에서 비상 대기하다가 응급환자 긴급 이송지원 요청을 받고 야간비행에 나선 신 준위와 황 준위, 최 상병, 이 상병 등은 임무를 완수한 뒤 당직 근무 중인 정 대위 등을 철전병원에 내려주고 훈련에 복귀하려다 변을 당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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