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정부조직법' 수용 배경>(종합)

  • 등록 2008.02.20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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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 청와대가 20일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부조직개편 합의안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방침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신.구 정부간에 마지막 갈등 소지로 남아있던 쟁점이 해소됐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공개 기자회견을 갖는 등 수 차례 대통령직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허무는 안이라며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강력하게 내비쳐 왔었다.

국회 협상이 타결됐지만, 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굳힐 경우 정부조직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현 정부내 법안이 공포되지 못해 새 정부 내각 출범 일정의 차질은 불가피했다.

대차대조표를 놓고 따진다면 기존 인수위안에서 통일부와 여성부를 존치시키는 선에서 정치권이 절충한 타결안은 노 대통령의 재검토 `요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대(大) 부처주의' `작은 정부'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통일부, 여성부는 물론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의 폐지에 반대했고, 예산기능이 신설 기획재정부로 흡수되는 점도 문제삼았다. 또 국가균형발전위 폐지반대, 인권위 독립성 확보 필요성도 제기했다.

게다가 "새 정부의 가치를 실현하는 법은 새 대통령이 서명공포하는 것이 사리에 맞을 것"이라는 입장까지 밝혔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연결시키면 법안에 서명을 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고, 법안을 수용키로 한 것은 거부권 카드를 꺼내들 경우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이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극한 충돌로 치닫다 여론의 비판을 넘지 못하고, 정치권이 서로 한걸음씩 양보해 극적으로 타결하는 흐름 속에서 거부권 행사를 강행할 경우 여론의 질타를 모두 떠안을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또 노 대통령은 자신이 요구했던 최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대부처주의' `작은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참여정부의 원칙과 철학을 내세우며 여론을 환기시키는 나름의 목표는 달성했다는 내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안은 아쉬움도 많지만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제기한 문제의식이 일정 정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는 천호선 대변인의 논평은 이 같은 청와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노 대통령 스스로도 명시적으로 거부권 행사를 못박았던 적은 없다. "국회 심의를 돌려보내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합의해서 수용된 모습이 좋지 않겠느냐"(1.28 기자회견)는 언급도 했다. 거부권 언급이 국회 심의에 압박을 가하려는 정치적 행위의 측면도 있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법안 공포를 위한 임시 국무회의 개최 날짜는 못박지 않았다. 정부조직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법안의 정부 이송 시점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다만,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조직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22일 중 임시 국무회의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마당에 임시 국무회의 개최 시점을 굳이 늦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바로 다음날이라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공포안을 의결할 수 있다"며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법제처에서 위헌소지가 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한 뒤 국무회의에 상정하지만 법제처가 이미 행자부로부터 자료를 받아 사전검토를 해왔기 때문에 언제든지 국무회의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법안의 행정부 이송이 늦어져 22일께 넘어온다고 하더라도, 토요일인 23일 국무회의를 여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에서 토요일에 국무회의가 개최된 것은 2003년 5월11일 노 대통령 미국 방문을 앞두고 당시 화물연대 파업이 심각한 현안으로 대두됐을 때 한 차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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