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강제이주 기록소설 발간>

  • 등록 2008.02.19 2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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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언론인이 KGB 자료 등을 모아 저작

저자 사후 14년만에 완결본 발간



(알마티=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1937년 스탈린이 연해주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킨 정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기록소설이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알마티에서 19일 발간됐다.

화제의 소설은 '카자흐스탄 독립유공자 후손모임'의 회장인 계 니콜라이가 9개월간의 준비 끝에 한국의 국가보훈처와 카자흐 소재 고려인 단체, 개인 등의 후원금을 얻어 펴낸 것으로, 저자는 카자흐의 한 신문사에 20년간 근무해오다 퇴직한 후 1994년에 작고한 김 엘비라 미하일로브나(여.1926년생).

미하일로브나는 '터무니 없는 짓이 판을 치던 나라에서'란 중편소설을 통해 연해주에서 볼셰비키당에 가입해 활동하다 나중엔 한국공산당에도 몸담아 오던 중 "일본의 간첩행위를 했다"는 죄목을 뒤집어 쓰고 1937년 옛 소련 내무부의 지하 감옥에서 총살당한 아버지 김 미하일 미하일로비츠의 행적 등을 조명했다.

소설은 전(全) 러시아 공산당 제17차 연해주 대표까지 지낸 미하일로비츠와 그의 동료 김 아파나씨 아르세니예비츠 등 저명한 고려인 정치가들의 처형과정, 강제이주 상황, 이주 후 고려인들의 비참한 삶 등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저자가 KGB 문서보관소 문헌을 뒤지고 목격자들의 회상담을 모아 쓴 소설은, 특히 카자흐 북동부의 세미팔라친스크에서 소련당국이 40년간 핵실험을 하는 바람에 이주해온 고려인들은 물론 현지인들이 암이나 백혈병 등으로 사망하거나 고통을 당하게 됐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도 담고 있다.

미하일로브나는 소련당국이 고려인 강제이주를 준비하면서 고려인 정치가 등 엘리트 2천여명에 대해 '일본의 간첩행위를 했다'는 엉터리 죄목을 씌워 처형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결론은 이미 다 알려져 있지만 자료를 곁들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있어 보인다.

세미팔라친스크 등지에서 살았던 미하일로브나는 당초 1993년 이 소설의 일부를 발표했으나, 다음해 사망하는 바람에 미발표 부분과 관련 자료들이 알마티에 사는 그의 언니(86세.현재 생존)에게 넘어갔다. 미발표 부분 등은 우여곡절 끝에 계 회장의 손에 들어오게 돼 미하일로브나 사망 후 14년만에 완결된 소설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카자흐로 강제이주당한 계봉우 선생의 손자인 계 회장은 "오늘날 고려인 젊은이들이 강제이주 등 조상들의 삶과 모국어 등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 이를 제고하기 위해 발간을 결심했다"며 "소설을 한국어와 러시아어, 영어로 옮겨 한권에 담았는데 카자흐와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지의 고려인 단체와 한국어과를 둔 대학 등 교육기관에 1천권을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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